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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이 증권가의 대표 메신저로 사용된 'POP메신저(팝메신저)'를 키우지 못한 채 이별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POP메신저를 모바일 체제로 전환을 통해 '증권가의 카카오톡'으로 상품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었던 기회를 놓쳤다는 점이 상기되고 있다.
여기에 17년여 기간 동안 증권가에서 사랑받던 메신저를 떼어낸 아쉬움을 느낄 새도 없이 데이터 이관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해 서비스 먹통으로 일부 비난이 삼성증권으로 쏟아졌다는 점도 악재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0년 삼성증권이 HTS 사용자 편의를 위해 개발한 팝메신저는 금융사의 전산망 분리를 규정한 전자금융감독규정 개정에 따라 지난해 협력사 이지닉스에 운영 이관을 결정했고, 8일 오후부터 'EZQ메신저'로 이름을 바꿨다.
삼성증권은 메신저 서비스에서 손을 털어낸 것.
이같은 상황에서 삼성증권이 POP메신저의 모바일 플랫폼 전환을 적기에 진행하지 못하고 단순한 파일·메시지 송수신 수단으로 남긴채 손을 뗐다는 점이 상기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스마트폰 보급 및 MTS 도입이 가속화되기 시작한 2010년 들어 POP메신저를 모바일 환경에 맞춰 사용이 가능하도록 기술개발을 진행한 바 있다.
팝메신저 모바일 서비스를 통해 증권 및 투자정보는 물론 생활정보, 송금서비스, 수수료 우대혜택 등 각종 금융서비스 제공을 통해 고객유치를 쉽게 할 수 있다.
특히 자체 플랫폼을 통해 고객을 대상으로 한 문자대량발송 서비스 금액을 줄이는 것은 물론 갈수록 수요가 커지는 기업메시징 시장 환경에도 유연하게 대처해 수익성을 높일 수도 있다.
SNS 플랫폼을 기반으로 수익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는 카카오를 증권 환경에 맞게 벤치마킹한다면 업계 내 독보적인 B2B·B2C 모바일 플랫폼 서비스를 갖춘 증권사로 거듭날 수 있다는 계획이 깔려있던 것이다.
반면 수익성에 대한 불확실성과 함께 개발 과정에서 잦은 오류가 발생하는 등의 문제로 모바일 플랫폼 전환을 결국 포기했고, 결과적으로 POP메신저와 이별을 선택하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당시 삼성증권이 POP메신저의 모바일 플랫폼 사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면 지난해 선보인 우리은행의 자체 모바일 메신저 '위비톡'의 '금융권 최초'타이틀을 가져오는 것은 물론 하나금융투자의 '캔들맨', 신한금융투자의 '신한i모바일'보다 앞서 서비스를 선보이며 핀테크 시장의 주도자가 됐을 지 모른다"고 말했다.
반면 POP메신저의 모바일 서비스 개발을 접은 것이 옳은 선택이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국내 사업을 시작한 대다수 모바일 메신저 및 플랫폼 서비스들이 시장 선점자이자 지금은 공룡으로 큰 카카오의 아성을 넘지 못하고 무릎을 꿇고 있다"며 "삼성증권도 POP메신저의 모바일 플랫폼 전환을 포기한 것이 결과적으로 실패 사례를 한건 줄인 것이 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9일 이름을 바꾸고 새출발한 EZQ 메신져가 오류 대란을 일으켜, POP메신져의 퇴장이 아름답지 못했다는 점도 삼성증권 입장에서는 아쉬움이다.
DB 이관작업에 문제가 발행하며, 한주 업무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9일 오전부터 EZQ메신저 서비스가 원할하게 작동하지 않으며 사용자들의 업무지장을 초래, 운용을 이관한 이지닉스와 함께 이미 메신저 서비스에서 손을 뗀 삼성증권에도 비난이 쏟아졌다.
지난 17년간 '삼성증권'의 서비스로 각인돼 있고, EZQ메신저가 팝메신저와 동일한 인터페이스를 갖춘 메신저에서 서비스 첫날 오류가 발생해 삼성증권까지 난감한 상황을 맞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