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신약'이라는 신성장동력 마련해야 밝은 미래 보장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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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제약사가 여전히 복제약(제네릭) 위주의 사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신약보다 R&D 비용과 개발 시간이 적게 들어 일단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면 큰 폭의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각종 블록버스터 약물이 특허가 만료되면 국내 제약사들은 앞다퉈 복제약을 쏟아내다가 또 몇 년 뒤엔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곤 한다. CJ헬스케어도 발기부전치료제 복제약 시장에 진출한 지 4년 만인 지난 2016년에 제품 정리를 결정했다.

    국내 제약사가 복제약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복제약 위주의 사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식약처가 시판 허가한 전문의약품 종류를 살펴보면 이러한 현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지난 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은 전문의약품 중 98.84%는 복제약이다.

    식약처에 따르면 지난 해 1~11월 전문의약품 2142개 제품이 시판허가를 받았다. 그 중 허가 받은 신약은 총 25개, 전체의 1.16%에 불과했다. 그마저도 대부분 다국적제약사의 신약으로, 국내 제약사가 개발한 신약은 단 1 개 뿐이다.

    국내 제약사가 신약보다 복제약 개발을 선호하는 이유는 절차가 비교적 간단하기 때문이다. 복제약‧개량신약은 신약 임상시험보다 절차가 간단한 ‘생동성 시험’만 진행하면 된다.

    생동성 시험은 복제약이 오리지널과 동등한 약효를 나타내는지를 입증하기 위해 사람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임상시험이다. 물론 이미 시판 중인 약물을 대상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신약 개발보다도 적은 시간과 인원이 필요하다. 

    차별화된 신약을 개발해 선보이기보다는 오리지널보다 ‘값싸고 효과는 같은’ 제네릭 개발에 급급하다는 분석이다. 그 때문인지 제네릭을 개발하는 국내 제약사는 약 300여개로, 1000억원 매출을 넘는 업체는 30개에 불과하다. 

    물론 연구 개발비를 대폭 늘리고 신약만 무작정 많이 쏟아내는 것만이 정답은 아니다. 복제약 판매가 가지는 장점도 분명히 있다. 복제약으로 벌어들이는 수익금을 R&D 개발에 투자하는 선순환구조를 견인할 수 있다. 그러나 몇몇 제약사의 경우, 복제약 판매에 안주하는 성향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다국적제약사보다 자본력이 떨어지는 국내 제약사에겐 신약 개발은 험난한 여정이다.

    신약 개발에만 10년의 기간과 약 200억~1000억 이상의 개발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신약 후보물질 탐색부터 개발까지 성공률은 약 0.02%로, 이는 금광(10%)이나 유전(5%) 개발보다 어렵다. 

    그러나 '혁신 신약'이라는 신성장동력을 마련하지 않은 채 복제약 개발에 급급한 것은 기업의 밝은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

    따라서 국민 건강을 향상시킨다는 사명을 갖은 제약사일수록 회사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 받기 위해 R&D 집중, 파이프라인 강화, 자본금 확보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는 국민 건강을 책임지기 위해서라는 측면도 있으나 기업을 안전하고 탄탄하게 지속하게 하는 버팀목이 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