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논란 제기된 '세타Ⅱ 엔진' 리콜… 그랜저·K7 등 17만대

현대·기아차가 세타Ⅱ 엔진(GDi) 결함을 인정하고 자발적 리콜을 진행하기로 했다.

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그랜저(HG), 쏘나타(YF), K7(VG), K5(TF), 스포티지(SL) 등 5개 차종 17만1348대에 대한 리콜 계획서를 지난 6일 제출했다.

이들 차량은 2013년 8월 이전에 생산된 세타Ⅱ 엔진 장착 모델로, 크랭크 샤프트 오일 홀 청정도 문제로 결함이 발견됐다. 이물질로 인한 크랭크 샤프트와 베어링 간 '소착현상'으로 주행 중 시동꺼짐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는 심각한 결함이다.

소착현상은 마찰이 극도로 심해지면서 열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접촉되는 면이 용접한 것처럼 되는 것을 말한다. 실제로 국내에서 고속도로를 주행하던 K5와 K7 차량에서 화재 또는 갑작스러운 출력저하 등이 발생한 바 있다.

국토부는 개선된 엔진생산에 소요되는 기간, 엔진 수급상황, 리콜준비 기간을 감안해 오는 5월 22일부터 리콜을 진행할 예정이다.

따라서 해당 차량 소유자는 리콜 기간에 맞춰 각각 현대차/기아차 서비스센터에서 무상으로 수리 받을 수 있다.

현대·기아차는 전체 리콜대상 차량에 대한 검사를 실시하,고 문제발견 시 새로운 엔진으로 교체해주는 방식으로 리콜을 진행할 계획이다.

대상 차량은 △2010년 12월부터 2013년 8월 생산된 그랜저(HG) 2.4GDi 11만2670대 △2009년 7월부터 2013년 8월 생산된 소나타(YF) 2.4GDi/2.0터보GDi 6092대 △2011년 2월부터 2013년 8월 생산된 K7(VG) 2.4GDi 3만4153대 △2010년 5월부터 2013년 8월까지 생산된 K5(TF) 2.4GDi/2.0터보 GDi 1만3032대 △2011년 3월부터 2013년 8월까지 생산된 스포티지(SL) 2.0터보 GDi 5401대다.

국토부 관계자는 "차량결함은 이용자 안전을 위해 조속한 시정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에 따라 현대차에서 제출한 리콜을 7일자로 우선 승인한 후, 관련 내용을 조속히 검증할 것"이라며 "리콜계획이 적절하지 않으면 보완을 명령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토부는 늦장 리콜과 관련한 현대차 고발 여부에 대해서는 답을 피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세타Ⅱ 엔진 제작결함 여부 조사 중 현대차가 제작결함을 인정하고 리콜계획을 제출했다"며 "고발을 위해서는 4가지 요건(은폐, 축소, 거짓 공개, 결함 인지 후 무시정)을 충족해야 하는데 결함 축소에 대한 증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현대차 직원의 내부공개자료에 대해 법원에서 현대차의 최종 의사결정인지를 확인할 수 없다고 했다"며 "결국 고발 대상인지는 확답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