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밸브 수급난에 생산 차질 확산제네시스·팰리세이드 감산 현실화해외 역수입에도 정상화 지연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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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생산라인. ⓒ현대자동차
현대차와 기아가 협력사 화재 여파로 생산 차질을 빚으며 주요 차종 전반으로 영향이 확산되고 있다. 엔진 핵심 부품인 엔진밸브 공급이 막히면서 일부 라인에 국한됐던 차질이 제네시스와 팰리세이드 등 주력 모델로 번지는 양상이다.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대전 소재 엔진밸브 생산업체 안전공업 화재 이후 비축해온 부품 재고가 대부분 소진되면서 4월 들어 생산 차질이 본격화됐다. 울산공장에서 생산되는 코나, 제네시스 G80, 아산공장의 쏘나타 등 일부 차종은 이미 지난달부터 생산 조절에 들어갔으며, 이달 들어서는 제네시스 GV80을 시작으로 아반떼, GV70, 팰리세이드, G90 등으로 차질이 확대될 전망이다.현대차 울산 엔진공장의 감마·세타 엔진 생산라인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0일까지 휴업에 들어간 상태다. 울산2공장 역시 제네시스 GV60·GV70·GV80, 팰리세이드, 싼타페 등을 생산하는 라인을 중심으로 공피치 운영에 돌입하며 생산량을 대폭 줄였다. 일부 라인은 주말 특근도 취소됐다.기아도 상황은 비슷하다. 모닝과 레이를 위탁 생산하는 동희오토 서산공장은 지난 1일부터 11일까지 가동을 중단하며, 광명·화성·광주공장에서 생산하는 K5, 셀토스, 니로, 쏘렌토 등 주요 차종 역시 엔진 수급 문제로 감산에 들어갔다.이번 사태는 지난 3월 20일 발생한 안전공업 대전 1공장 화재에서 비롯됐다. 해당 공장은 월 750만 개에 달하는 엔진밸브 생산 능력 중 600만 개를 담당하는 핵심 생산기지로, 화재 이후 가동이 전면 중단됐다. 2공장이 일부 가동 중이지만, 1공장 의존도가 높아 정상적인 공급이 어려운 상황이다.엔진밸브는 연료와 공기의 유입, 배기가스 배출을 제어하는 핵심 부품으로, 수급이 막힐 경우 엔진 생산 자체가 불가능하다. 특히 안전공업은 현대차·기아 내연기관은 물론 하이브리드 전 차종에 부품을 공급해 온 주요 협력사로, 이번 공급 차질이 생산 전반에 직격탄이 됐다.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대응책으로 생산 서열 조정과 해외 부품 ‘역수입’에 나섰다. 멕시코와 미국 등 해외 생산기지에서 엔진밸브를 긴급 조달해 일부 엔진 라인을 재가동할 계획이다. 또한 전기차(EV) 등 엔진 부품 수급 영향을 받지 않는 차종을 우선 생산하며 공장 가동률을 조정하고 있다.다만 단기간 내 정상화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엔진밸브는 고도의 품질 인증과 양산 승인 과정이 필요한 부품으로 대체 공급처 확보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서 해당 부품을 생산하는 업체는 사실상 안전공업을 포함해 두 곳에 불과하다.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를 완성차 공급망 구조의 취약성이 드러난 사례로 보고 있다. 재고를 최소화하는 ‘저스트 인 타임(Just-in-Time)’ 방식과 단일 협력사 의존 구조가 외부 충격에 취약하다는 점이 확인됐다는 분석이다.업계 관계자는 “핵심 부품임에도 공급망이 충분히 분산되지 않아 작은 사고가 생산 전반으로 확산됐다”며 “공급망 다변화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동일한 품질을 확보할 수 있는 협력사를 단기간에 늘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