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춘 후보자 내년 6월 지방선거 출마설… 7개월 남짓 재임할 수도유기준 전 장관 취임 8개월 만에 물러나… 해수부 "오래 있었으면"
  • ▲ 김영춘 해수부 장관 후보자.ⓒ연합뉴스
    ▲ 김영춘 해수부 장관 후보자.ⓒ연합뉴스

    김영춘(55)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새 해양수산부 장관으로 지명된 가운데 유기준 전 장관에 이어 시한부 장관이 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해수부 장관 자리가 부산지역 선출직 출마자의 스펙 쌓는 자리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청와대는 30일 문재인 대통령이 새 해수부 장관 후보자로 김영춘 의원을 지명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행정자치부 장관 후보자로 같은 당 김부겸(59),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에 도종환(63),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로 김현미(55) 의원을 각각 지명했다.

    김영춘 후보자는 부산 출신이다. 3선 의원으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대선 캠프에서도 농림해양정책위원장을 지냈다. 해수부 장관 후보로 일찌감치 물망에 올랐다.

    해수부는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다. 힘 있는 정치인 출신 장관이 오면 예산 확보나 각종 현안사업을 추진하는 데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선을 앞두고 불거졌던 SBS의 세월호 고의 인양 지연 보도로 한껏 위축된 분위기도 다시 해빙기를 맞을 것으로 기대한다.

    해수부 한 관계자는 "해양도시(부산) 출신으로 바다에 대한 애정이 있고 국회 농해수위원장을 지내 나름 전문성도 갖춘 것으로 본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벌써 김 장관 후보자가 시한부 장관이 될 거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김 장관 후보자가 내년 6월 있을 지방선거에서 부산시장에 도전할 수 있어 단명 장관이 될 공산이 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해수부 장관 후보자로 물망에 오를 때부터 내년 부산시장 도전 가능성이 함께 거론돼왔다.

    김 의원은 2014년 부산시장 선거에 나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로 선출됐지만,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해수부 장관을 지낸 무소속 오거돈 후보에게 밀려 꿈을 이루지 못했다.

    새 정부 들어 치러지는 내년 지방선거에서는 부산지역에서 민주당 후보가 약진할 가능성이 점쳐지는 만큼 김 의원으로선 출마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장관 등 정무직 공무원이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면 공직선거법 제53조1항1호에 따라 선거 90일 전까지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

    선관위 관계자는 "(김 장관 후보자처럼) 국회의원은 제53조2항3호에 따라 장관직에서 물러나도 선거 30일 전까지는 국회의원 신분을 유지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해수부에서는 유기준 전 장관이 총선 출마를 이유로 중도에 장관직을 내놓은 전례가 있다.

    유 전 장관은 2015년 3월16일 취임한 뒤 같은 해 11월11일 취임 8개월 만에 해수부 장관에서 물러났다.
    지난해 4월13일 치러진 제20대 총선에서 부산 지역구에 출마하기 위해서였다.

    장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도 총선 출마를 고려하면 유 전 장관이 10개월짜리 시한부 장관이 될 거라는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유 전 장관은 이에 대해 분명한 견해를 밝히지 않았고, 취임한 지 241일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장관 재임 때는 부산지역을 적잖게 찾아 일찌감치 총선 행보에 나섰다는 눈총을 사기도 했다.

    김 장관 후보자가 내년 6월 지방선거에 출마한다면 앞으로 국회 인사청문과정과 공직선거법 출마 조건을 고려할 때 재임 기간이 유 전 장관보다도 짧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김 장관 후보자가) 새 정부의 초대 장관으로서 오래 있었으면 좋겠다"며 "농해수위 위원장을 지낸 다선 의원인 만큼 침체한 업계 분위기를 쇄신하는 데 앞장서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지방선거 특성상 장관직 혜택이 지역구만 관리하는 총선보다 덜할 수 있는 만큼 후보자 지명 전에 출마설은 교통정리된 것 아니냐는 의견도 없지는 않다.

    김 의원 측은 내년 지방선거 출마와 관련해 "현재로선 (본인 이외에) 명확한 입장을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날 해수부 대변인실을 통해 출입기자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궁금한 사항이 많을 것으로 생각되나 해수부 장관으로서의 비전과 포부 등 자세한 사항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소상히 말씀드리겠다"고 전했다.

    다만 "위기에 처한 해운·항만·수산업을 재건하고 해양강국을 실현하겠다"며 "세월호 수습 마무리와 진상 규명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