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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 우선주의를 외치며 보호무역을 강화하고 있다. 철강업은 대표적인 무역 불균형 산업으로 지목되면서 향후 전방위적 수입 규제가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 미국 6월 철강재 수입이 급증하며 곧 발표될 무역확장법 232조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0일 북미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6월 철강재 수입은 전년동기대비 38.3% 증가한 354만톤을 기록했다. 전월대비 또한 13.6% 늘며, 지난 2015년 1월 399만톤의 수입을 기록한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수입 급증은 철근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미국의 6월 철근 수입은 지난해 7월 이후 처음으로 26만톤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로부터 수입되는 열연강판 또한 대폭 증가했다. 5월 미국의 한국산 열연강판 수입은 1만961톤에 그쳤으나, 6월 한국으로부터 수입된 열연강판은 전월대비 3배 이상 증가한 3만5553톤을 기록했다.
이같은 수입 급증은 향후 수입 규제에 빌미를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미국 현지에서는 수입산이 급증하면서 자국 철강업이 크게 타격받고 있다며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강하다.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은 철강재 수입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그는 "급증하는 수입산 철강재가 미국 철강업에 큰 피해를 입히고 있다"고 말했다.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를 담당하고 있는 미국 상무부 수장이 결과 발표를 눈 앞에 두고 우려를 표하며, 세계 철강업계는 더욱 긴장하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도 최근 철강에 대한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 결과가 나오는대로 조치를 취할 것이라 암시했다. 그는 지난 4일 자신의 트위터에 "일자리와 경제 회복을 위한 시도는 이제 막 시작됐다"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덤핑판매를 배척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미국 현지 매체들은 철강재 수입 규제를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Axios)는 "트럼프 행정부가 철강 등 수입제품에 대해 20%대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도 "국가별, 품목별로 각각 다른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며 "관세 부과 형태는 유동적이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세계 철강업계가 주목하는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 결과는 이르면 금주 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6월말 공개될 예정이었지만, 지난 7일 독일에서 G20 정상회담이 열리며 회담 이후로 연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