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시행 앞두고 정부-환자단체 적극 홍보…병원은 긴장 속 대책마련 분주
  • 내주(17일)부터 환자가 직접 의료진과 의료기관 서비스 질을 평가하는 환자경험조사가 논란 속에 시행된다.


    정책을 주도하는 정부, 그리고 환자 단체는 제도 홍보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병원계는 우려 속에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의사가 예의를 갖춰 대했나요?"…환자경험평가, 무엇?

  • ▲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오는 17일부터 환자에게 자신이 경험한 의료서비스의 만족도를 직접 물어 의료기관 서비스 질을 평가하는 '환자경험조사'에 본격 돌입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오는 17일부터 환자에게 자신이 경험한 의료서비스의 만족도를 직접 물어 의료기관 서비스 질을 평가하는 '환자경험조사'에 본격 돌입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오는 17일부터 환자에게 자신이 경험한 의료서비스의 만족도를 직접 물어 의료기관 서비스 질을 평가하는 '환자경험조사'에 본격 돌입한다고 지난 13일 밝혔다.


    그동안은 심평원이 일정 기준을 갖고 의료기관 질을 직접 평가했다면 이는 환자들이 직접 의사와 간호사, 의료 인력, 병원 환경, 각종 의료서비스에 대해 평가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방식이다.


    조사는 최근 상급종합병원 또는 500병상 이상 종합병원에 하루 이상 입원했다 퇴원한 환자에게 전화를 걸어 정형화된 설문을 묻고 답하는 방식으로, (주)한국리서치가 심평원의 위탁을 받아 3~4개월에 걸쳐 진행된다.


    설문 조항에는 ▲의사·간호사의 의료서비스에 대한 만족도 ▲투약과 치료과정에서의 경험 ▲병원 환경에 대한 만족도 ▲환자권리보장 여부 등이 담겼다.
        
    조사 진행 환자 목표치는 총 15만명, 기관당 목표 환자 수는 150~250명이다. 조사 대상자의 전화번호는 환자가 입원했던 의료기관을 통해 수집하며, 전화번호 제공을 원하지 않는 환자는 입원 시 병원에 전화번호 전달 거부 의사를 밝히면 된다.


    복지부 이재란 보험평가과장은 "환자경험조사는 국민의 관점으로 의료서비스의 질적 수준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며 "환자 중심 의료문화를 함께 만들어 가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환자 "꼭 필요한 제도, 기대"…"예측 불가능" 병원 '긴장' 속 준비 분주

  • ▲ 환자경험평가 시행을 앞두고 대학병원들이 자구책 마련에 힘쓰고 있다. ⓒ뉴데일리
    ▲ 환자경험평가 시행을 앞두고 대학병원들이 자구책 마련에 힘쓰고 있다. ⓒ뉴데일리

    일찌감치 심평원은 원활한 설문조사를 위해 지난달부터 95개 요양기관에 환자경험조사를 안내하는 포스터와 리플릿, 배너 등을 배포해 국민의 참여를 독려하는 등 홍보에 나섰다.


    환자단체도 기대를 드러내며, 제도 알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환자단체연합 안기종 대표는 "단체 쪽에서 환자 교육을 할 때나 민원 상담 시 매차례 환자경험조사에 대해 설명하며 참여를 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안 대표는 "영국에서도 환자 경험조사를 시행하고 있는데 우편 설문 응답률이 80%에 이를 정도로 참여율이 높고, 객관적인 평가도 잘 이뤄지고 있다"면서 "과거보다 환자를 대하는 의료진의 태도가 많이 바뀐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많다. 환자경험조사는 피할 수 없는 새로운 패러다임"이라고 강조했다.


    대학병원들은 긴장과 우려 속 대책 마련에 힘쓰고 있다.


    환자 중심의 의료 서비스 질 제고라는 취지와 달리, 조사에 참여한 환자 성향, 치료 결과 등에 따라 평가 결과가 달라지는 등 객관성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 탓이다. 때문에 병원들은 제도 시행에 대비해 적극적으로 자구책을 찾아나서고 있다.


    병원 의료진과 직원들을 상대로 환자 만족도 향상을 위한 자체 교육을 실시하고, 관련 전담팀을 꾸려 본격적인 친절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환자 대응 매뉴얼을 손질해 재배포하는 등 서비스 개선을 독려하는 작업들도 한창이다.


    일부 병원들은 사설 컨설팅업체를 통해 수천만원에 달하는 컨설팅 비용을 들여가며 자체 조사에 나선 상황이다.


    서울 A대학병원 관계자는 "제도 올해 처음 시행되는 만큼 여러 착오와 변수를 염두에 두고 전직원 교육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면서 "'경험에 대한 평가' 자체가 주관적인 만큼 예측하기가 힘들어 불안감이 크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