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박능후 복지장관 후보자 청문회…위장전입·선거법위반·아들 건보료 무임승차·장관 리더십 '우려'

  • 문재인 정부의 초대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임명까지 가시밭길이 예고된다.


    여야 막론하고 박능후 장관 후보자의 장관으로서 자질에 대한 의문을 드러냈고, 총선에 참여한 지인을 돕고자 했던 위장전입은 선거법 위반 문제로 불거지고 있다. 아들 건강보험료 무임승차 의혹에 대해서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부적합하다는 지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18일 오전 10시부터 국회 복지위원회 전체회의장에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52)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진행하고 있다.


    ◆"심천회 멤버…보건의료 모르는 보은인사 아니냐"


    이날 의원들은 여야 없이 박 후보자의 장관으로서의 자질과 능력에 대한 우려를 거듭 드러냈다.


    우선 복지 전문가 출신 보건복지부 장관으로서의 전반적인 정책 전문성에 대한 우려였다. 국민의당 김광수 의원은 박 후보자의 임명이 전문성보다는 보은적 성격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박 후보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18대 대선에서 패배한 직후부터 운영해 온 자문그룹 '심천회'의 초기 멤버다.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과 최근 낙마한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서 훈 국가정보원장도 심천회 출신이다.


    김 의원은 "수없이 많은 자문그룹 중 7인으로 구성된 심천회 출신 인사들이 유독 이번 정부에서 많이 기용되고 있다"면서 "김수현 수석의 강력 추천으로 박 후보자가 지명됐다는 세간의 소문이 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경력을 보면 복지 쪽에서는 나름 여러가지 활동을 했지만 보건 쪽은 그렇지 않다"면서 "책임장관제 역할을 수행할 능력이 되는지 의심이 많다. 청와대 지시에 순응하는 제2의 문형표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고 지적했다.


    박 후보자는 "미국 버클리대학원 유학시절 보건과 복지 수업을 함께 들었다. 보건 분야도 문외한은 아니다"라면서 "(책임장관제 수행에 대한 염려에 대해)그다지 염려하지 않는다. 적어도 평균 이상의 독자적인 업무를 추진할 능력이 있다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은 장관으로서의 리더십에 대해 의문을 표했다.


    김 의원은 "장관는 전문적 식견만으로 하는 자리가 아니다. 교수 출신 장관들은 전문성은 있어도 실질적인 리더십에 항상 문제가 됐다"면서 "박 후보자도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는 것을 보면 상당히 걱정스럽다. 복지부는 국민의 생활과 밀접하고 집단 간 이해관계도 복잡한 현안이 많은 부처라 이를 조정하고 해결할 능력이 필요한데, 이력을 보면 이를 확인할 경험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박 후보자는 "노사정위원회 등 국가에서 시행하는 각종 위원회에 참여하면서 지난한 협상을 통해 갈등을 조정한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도덕성 문제 '심각'…공직 배제 5종세트 중 4개에 해당되는 인사"


    박 후보자의 과거 행적 중 고위 공직자 배제 5대원칙(▲병역 면탈 ▲부동산 투기 ▲세금 탈주 ▲위장 전입 ▲논문 표절)을 위반한 사안에 대해서도 야당 질타가 쏟아졌다.


    박 후보자는 위장전입-배우자 건축법·농지법 위반, 자녀 건강보험 무임승차-후보자 부부 교통법규 상습위반, 논문 중복게재 및 자기논문-제자논문 표절 등 5대원칙 중 4가지에 해당하는 위법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위장전입 의혹과 관련 선거법 위반으로까지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박 후보자는 지난 1988년 결혼식 주례를 섰던 지인이 부산에서 총선에 출마해 이를 돕기 위해, 또 2007년 배우자 작업 공간 건축허가를 빨리 받기 위해 아직 건축허가가 나지 않은 경기도 양평으로 위장전입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상황.


    국민의당 천정배 의원은 "전문성보다 후보자의 도덕성 문제에서 상당한 결함이 느껴진다"면서 위장전입 문제를 지적했다.


    이에 박 후보자는 "당시 서른살 쯤으로 젊었고, 은인을 돕겠다는 순수한 마음이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참으로 송구하다"고 해명했지만 오히려 천 의원의 공분을 샀다.


    천 의원은 "부정투표를 위해 위장전입을 했다는 것은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면서 "보건복지부 장관이 되겠다는 사람의 준법의식과 공적책임의식을 저버린 것으로, 권력 농단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박 후보자는 "아주 적절한 지적"이라면서 "권력의 사적 유용이 없도록, 준법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적극 자세를 낮췄다.


    자녀의 건강보험 무임승차 의혹이 일고 있는 것과 관련 건강보험공단을 산하기관으로 둔 복지부 장관으로서 부적합하다는 질타도 쏟아졌다. 박 후보자는 해외에서 근로하고 있는 아들을 건강보험 피부양자로 등록해 의료비와 소득공제 혜택받아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국민의당 최도자 의원은 "장남의 해외체류 기간 동안 의료보험 무임승차가 계속됐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건감보험공단을 관리감독하고 복지재정 확충을 최우선시해야 할 복지부 장관 자리에 건강보험료와 세금 납부의무를 회피하는 사람이 앉아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바른정당 박인숙 의원도 "문재인 정부의 인사검증 5종세트 중 4개에 해당하는 인사"라면서 "이 인사청문회를 왜 하는 것인가 회의적인 생각까지 들 정도다. 건보공단을 산하기관으로 둔 복지부 장관 후보자 스스로 그런 불법 의혹을 받고 있다"고 거들었다.


    박 후보자는 "물의를 일으킨 점 죄송하다"면서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은 건강보험 법령에 따라 과세소득을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어 아들의 피부양자 가격이 유지된 것으로, 다만 복지부 장관 후보자로서 아들이 창업을 통해 소득활동을 시작한 점을 고려해 2017년 7월 10일 피부양자 자격상실을 신고하도록 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복지위는 21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박능후 후보자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