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민 사장, '최순실 낙하산' 논란에 자진 사퇴산은 "매각은 예정대로"
  • ▲ 서울 종로구 소재 대우건설 본사. ⓒ뉴데일리경제 DB
    ▲ 서울 종로구 소재 대우건설 본사. ⓒ뉴데일리경제 DB


    박창민 대우건설 사장이 14일 자진 사퇴했다. 그동안 제기된 '최순실 낙하산' 논란이 매각작업을 진행하는 데 부담이 될 것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CEO리스크'를 벗은 대우건설 매각작업과 관련 업계에서는 대체로 '경영공백'에 대한 우려는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대우건설 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은 박창민 사장의 자진사퇴와 관련 매각은 예정대로 추진될 것이라고 밝혔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공모절차 등 사장 선임에 2개월가량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매각일정과 병행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경영 공백으로 대우건설 주가가 크게 떨어지면 문제가 되겠지만, 약간의 등락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새 주인을 찾을 때까지는 대행체제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매각은 차질 없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산은은 대우건설 지분 50.75%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9월 말 매각공고를 내기 위해 현재 미래에셋대우와 BoA메릴린치를 매각주관사 후보로, 한영 회계법인과 법무법인 세종을 각각 회계자문사와 법무자문사 후보로 선정하고 매도자 실사를 진행 중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경영권 공백은 문제가 안 될 것으로 보고 있다.

    A금융투자 건설 담당 연구원은 "대우건설이 사장 역량으로 크게 영업성과를 올렸던 것도 아니고, 매각하는 입장에서 봤을 때는 나쁜 이슈만은 아니다"라며 "CEO 공백이 큰 의미는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회사 자체로만 보면 주가가 싸서 올라갈 여지가 있다고 보지만, 부동산 규제가 강하게 들어온 상황이라 지금으로써는 건설업종 자체가 긍정적인 상황이 아니라는 점이 더 큰 문제"라고 설명했다.

    B증권 건설 담당 애널리스트는 "대우건설이 사장 대행체제로 간다면 대주주인 산은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지는 면은 있겠지만, 매각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오히려 사장 공모가 매각절차와 병행된다면 시장에서 진성 매각 여부를 의심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대우건설은 "최근 선임 절차에 대한 논란에 휩싸이면서 박 사장의 사임과 회사 매각절차 중단을 요구하는 등 'CEO 리스크'로 진행 중인 매각작업에 차질을 빚을 것을 우려, 자진사임을 결심한 것으로 본다"며 "박 사장 사임에 따른 경영 공백 최소화를 위해 정관 및 이사회 규정에 의거 수석부사장이 사장 직무를 대행하며 조직 및 수행 중인 사업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 사장 사퇴와는 별개로 대우건설의 매각 성사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대우건설은 올 상반기 4669억원의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증권업계에서도 연간 영업이익 1조원 달성도 가능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주택공급 실적 1위 성적을 이어가고 있는 대우건설은 국내 주택시장에서의 강세는 이어갈 전망이다. 하반기 예정 공급물량은 1만5842가구이며 상반기에 신규 수주한 물량도 3조2390억원 규모에 달한다. 해외에서는 최근 수주에 성공한 오만 두쿰 정유공사를 계기로 반등을 꾀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8·2대책에 따른 주택 경기 둔화로 최근 주가가 부진하고 있지만 주택 분야 호조, 오만 두쿰 공사 수주, 베트남 신도시 공사 실적 반영 등으로 연간 영업이익 1조원 달성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현재 호재가 변수 없이 이어진다면 연내 매각이 수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