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하면 오히려 손해… 수요 부진에 의한 경제 활력 저하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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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를 반영한 실질금리가 13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되면서 투자나 소비 등 수요 부진에 의한 경제 활력 저하가 우려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7월 중 예금은행의 저축성 수신 금리(한국은행이 집계한 신규취급액 기준 가중평균 금리 기준)는 연 1.43%였다.
그러나 명목 금리(저축성 수신 금리)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2.20%)을 뺀 실질금리는 연 -0.77%로 나타났다. 은행에 돈을 맡기면 물가 상승분만큼도 이자를 받지 못해 손해를 보게 되는 셈이다.
실질금리는 올해 1월 연 -0.49%를 시작으로 마이너스 행진을 지속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2.6%에 이르면서 실질금리가 2004년 8월 연 -1.14% 이후 최저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실질금리가 2000년 이후 최장기간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8월 역시 마이너스 실질금리가 확실시되고, 마이너스 행진이 더 길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KB증권 분석 결과 2000년 이후 저축성 수신금리가 소비자물가보다 3개월 이상 연속으로 낮았던 적은 2004년 7∼10월, 2009년 2∼4월, 2011년 2∼9월 등 3번이 있었고 이 가운데 2011년의 마이너스 실질금리 기간이 8개월로 가장 길었다.
실질금리를 구할 때 사용하는 명목금리로 다른 금리를 채택해도 흐름은 크게 다르지 않다.
국고채 3년물 금리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뺀 실질금리 역시 올해 1월 연 -0.357%에서 8월 연 -0.820%까지 마이너스 행진을 지속했다.
이 방식으로도 실질금리가 3개월 이상 연속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적은 2004년 7∼10월, 2008년 12월∼2009년 3월, 2011년 3∼12월 등 3번뿐이다.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추락하면 돈을 은행에 맡길 때 손해를 보게 돼 예금 증가율은 둔화하고 돈이 이동하면서 주식시장에는 단기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도 한다.
한편 명목금리인 저축성 수신(신규취급액 기준) 금리는 작년 8월에 연 1.31%로 사상 최저를 찍은 후 다소 올라 올해 7월에는 연 1.48%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