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매각·원가 관리… 수익성 및 재무건전성 회복대주주와 시너지… 공공·민간주택 등 수주고도 '넉넉'
  • ▲ 동부건설. ⓒ뉴데일리 DB
    ▲ 동부건설. ⓒ뉴데일리 DB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로 체면을 구겼던 동부건설이 재무건전성을 회복하면서 부활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 법정관리를 밟으면서 몸집은 줄었지만, 매출을 끌어올리는데 성공했고 원가관리에도 성공하면서 수익성도 개선됐다. 지난해 10월27일 법정관리 졸업 1년 만에 달성한 결과다.

    25일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동부건설의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3049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2870억원에 비해 6.23% 늘어났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11억원에서 175억원으로 57.3% 뛰었으며 영업이익률도 3.87%에서 5.74%로 1.87%p 증가했다.

    앞서 동부건설은 2011년 당기순손실 1511억원을 기록하면서 부진의 늪에 빠지기 시작했고, 2015년 1월 결국 법정관리 개시 결정을 받았다. 어려움을 겪는 동안 외형은 갈수록 쪼그라들었다. 2012년 이후 지난해까지 4년 연속 매출이 줄어들었다. 올 1분기에도 전년동기대비 매출이 감소했지만, 2분기 선전을 바탕으로 반전을 이루게 됐다.

    수익성도 개선됐다. 판관비(판매비와 관리비)가 지난해 상반기 268억원에서 올 상반기 202억원으로 24.5% 감소했다. 매출액대비 관관비 비율은 6.63%로 2.72%p 낮아졌다.

    무엇보다 당기순이익이 843억원으로 1년 만에 9.74배 확대됐다. 영업외수익이 17.8배 증가하면서다.

    동부건설 측은 "영업외수익이 급증한 것은 동부하이텍 지분 매각 자금이 기타이익으로 잡혔기 때문"이라며 "유입된 자금은 곧바로 사채를 갚는데 활용해 재무구조가 상당히 안정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키스톤PE가 동부건설을 인수한 뒤 정상화 과정에서 동부하이텍 지분을 매각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실제 동부건설은 지난 4월 보유 중이던 동부하이텍 주식 452만주(10.17%)를 855억원에 매각했다.

    그 후 4월 말 최대주주 키스톤에코프라임에 발행한 사모사채 824억원을 전액 상환했다. 사채 인수계약 내 조기상환 조항에 의거해 1차 224억원, 2차 600억원 등 두 차례에 걸쳐 전액을 갚았다.

    이에 따라 동부건설의 상반기 총차입금은 82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250억원에 비해 67.0% 급감했다. 차입금의존도 역시 25.8%에서 2.82%로 급감했으며 부채비율도 576.4%에서 129.1%로 447%p 떨어졌다.

    이 같은 재무성과 및 영업성적 달성은 대외 신인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건설공제조합은 1분기 동부건설에 지난해 3분기보다 2단계 상승한 'A'등급을 부여했으며 공공공사 입찰용으로 평가되는 이크레더블 신용등급은 지난 23일 'A-'로 지난해 3분기보다 3단계 상향 조정됐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경우 GS건설과 같은 신용등급 'AA'를 받아 법정관리 당시 최저등급인 'D'에 비해 13계단 상승했다.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안정적인 재무구조 전환으로 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되고 있다"며 "신용등급 상향으로 보증요율과 이자비용이 하락해 추가적인 수익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뿐만 아니라 최근 신규수주를 대거 확보하는데 성공하면서 앞으로도 실적과 재무개선이 기대된다.

    동부건설의 상반기 수주잔액은 2조686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1조2075억원에 비해 71.3% 증가했고 1분기에 비해서도 54.0% 늘어났다. 한국수자원공사와 한국도로공사, 국회 사무처 등으로부터 다수의 관급공사를 따냈다.

    특히 키스톤PE에 약 700억원을 출자한 한국토지신탁과의 시너지로 민간주택공사에서 꾸준한 일감을 확보하고 있다. 한토신은 키스톤에코프라임의 대주주(62.1%)로, 사실상 동부건설의 실질적 대주주로 볼 수 있다.

    실제 부산 남구 감만1구역 뉴스테이 연계형 정비사업(4446억원)과 의왕오전다(2581억원), 인천 남구 주안7구역(2176억원) 등 굵직한 공사를 수주하면서 상반기 1조2000억원 규모의 수주액을 기록했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법정관리 졸업 이후 관급공사 수주 정상화와 토목부문 수주가 본격화되고 있으며 주택 정비사업에서 누적 5000억원 수주도 달성했다"며 "한토신과 연계해 신규수주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 동부건설 관계자는 "상반기 수주 실적을 많이 쌓은 덕분에 연간 목표달성 부담을 다소 덜었다"며 "법정관리 이전 전성기 때의 매출 규모를 회복하려면 더 열심히 수주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동부건설은 2010년까지만 하더라도 시공능력평가 16위의 동부그룹 계열사였다. 아파트 브랜드 '센트레빌'로 브랜드 인지도도 높았다. 하지만 2012년 이후 주택 경기가 침체된 데다 경기 김포시 풍무지구 분양사업까지 실패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법정관리를 겪으면서 시평 순위도 36위로 지난해보다 9계단 떨어졌다. 순위가 30위 밖으로 밀려난 것은 창사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