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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가 넥스틸 미국 공장 이전 소식에 긴장하는 모습이다. 포스코 주요 열연 고객사 중 하나인 넥스틸이 미국으로 이전한다면 열연 판매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현재 대(對)미국 열연 수출길이 막힌 포스코가 내수 판매마저 부침을 겪는다면, 내년 실적은 장담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넥스틸이 미국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미국으로의 공장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 박효정 넥스틸 사장은 지난달 29일 "미국 반덤핑 관세로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대안으로 미국으로 공장이전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이같은 소식에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포스코 주요 열연 공급업체 중 하나인 넥스틸이 미국으로 이전한다면 주요 고객처를 잃어버리는 셈이기 때문이다. 특히 넥스틸에 공급하는 열연강판은 대(對)미국 수출용으로만 쓸 수 있는 모재이기에 마땅한 판매처를 찾기도 쉽지 않다.
넥스틸이 북미향 유정용강관 생산에 투입하는 API용 열연강판은 극한지역, 심층해저유전 등에 대한 시추 및 생산에 이용되는 고장력, 극저온인성, 고용접성, 내파괴성 등 엄격한 품질이 요구되는 강재다. 고품질이다 보니 가격 또한 일반강재에 비해 비싸, 포스코 열연 매출에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중견 강관업체 넥스틸은 그동안 강관 생산에 사용하는 열연강판 소재를 포스코에서 공급받아 왔다. 주력사업이 유정용강관 수출이기에 포스코로부터 공급받는 연간 API용 열연강판만 40만톤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미국 상무부로부터 41%에 달하는 열연강판 반덤핑 관세를 부과받은 포스코는 내수 판매 확대가 절실하다. 특히 최근 광양 4열연공장 증설로 연간 약 100만톤 가량 생산이 늘어나 판매에 대한 부담은 더욱 커졌다. 이런 가운데 넥스틸이라는 대형 고객사를 잃게 된다면 그 타격은 작지 않을 것이라는게 업계 분석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해외공장 이전에 대한 넥스틸의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이전이 확정된다면 그에 맞는 대응방안을 수립해, 후속조치를 실행해 나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넥스틸 경쟁사인 세아제강도 넥스틸 해외공장 이전이 현실화 될 지 주목하고 있다. 국내 유정용강관 수출 1위사인 넥스틸이 미국 현지 시장에 진출한다면 양사간 판매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세아제강 관계자는 "넥스틸이 현재 검토단계 중인 것으로 안다"면서 "구체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전망하기가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실제 공장 이전에 성공한다면 일부 품목에서는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넥스틸은 지난 10월 3일 발표된 연례재심 예비판정에서 미국 상무부로부터 46.37%의 유정용강관 반덤핑 관세를 부과받았다. 이는 이전 관세인 29.76%에 비해 무려 17%P 높아진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