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내년 증권·보험·자산운용사 인수의지 강력비은행부문 강화포트폴리오 다각화로 경쟁력 UP
  • ▲ 왼쪽부터 윤종규 KB금융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뉴데일리
    ▲ 왼쪽부터 윤종규 KB금융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뉴데일리

모든 은행권이 정기인사를 마무리 짓고 새해 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은행들 모두 내년에는 인수합병에 승부수를 걸고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총력을 다할 계획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정기인사를 실시한 KB금융은 지난해 M&A 주역들을 계열사 대표로 발탁하고 본격적인 경쟁 채비를 마쳤다.

KB금융은 리딩뱅크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해 내년에도 비은행 M&A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일찌감치 밝힌 바 있다.

현대증권과 KB손해보험 인수 작업으로 그룹 포트폴리오 다각화는 물론 비은행 수익 비중을 키우면서 실적 증대 효과를 톡톡히 본 만큼 내년에도 공격적인 행보를 펼쳐나갈 전망이다.

윤종규 회장이 그룹 내 생명보험 분야가 취약한데 이를 보강하기 위해 보험사를 비롯한 금융 관련 인수 가능성을 대폭 열어두겠다고 공식적으로 언급하기도 한만큼, 2018년 M&A에 총력을 다할 것으로 풀이된다.

KB금융은 이번 연말 정기인사에서도 M&A에 대한 강한 의지를 충분히 엿볼 수 있다.

그룹 내 M&A 실무 담당자로 손꼽히는 이동철 KB금융지주 부사장과 허정수 국민은행 부행장을 국민카드 대표, KB생명보험 사장으로 각각 내정하며 그룹 경쟁력 강화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실제로 국민카드 신임 대표인 이동철 사장은 지난 2000년 국민-주택은행 합병, 인도네시아 BII 인수, 외환은행 인수 작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크게 활약하며 능력을 인정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KB 내부에서는 현대증권 인수전을 진두지휘하고, 옛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 통합추진단장 역할을 성공적으로 해낸 인물로 손꼽힌다.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 KB생명 등 계열사 경험이 다양하고, 그동안 윤종규 회장과 손발을 맞춰 온 인물인 만큼 내년 그룹 차원에서 진행될 M&A 작업에서 큰 역할을 맡게 될 가능성이 크다. 

KB생명보험 대표로 낙점된 허정수 사장 역시 지난 2015년 KB손보 인수 작업을 이끌었고, 인수 후 KB손보 경영관리 부사장직을 맡으며 인수합병 후 통합관리(PMI) 전문가로 능력을 인정받았다.

KB금융이 내년 생보사 강화를 중점 과제로 꼽고 있어 M&A 경험이 풍부한 허 사장이 향후 인수작업을 직접 이끌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처럼 KB금융이 리딩뱅크 수성 의지를 강력히 나타내자 경쟁사인 신한금융 역시 내년 공격적인 행보에 나설 채비를 마쳤다.

주로 글로벌 M&A에 방점을 찍던 신한금융이 하반기부터 좋은 매물이 있다면 국내 금융사도 인수할 수 있다는 의지를 적극 내비치는 등 공격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신한금융의 경우 계열사 가운데 유일하게 손해보험사가 없고, 최근에는 증권사 역량 강화에 대한 필요성도 제기되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조용병 회장을 중심으로 신한금융 내부에서는 2018년 증권사, 보험사 인수에 대한 가능성을 최대한 열어두고 이를 적극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워둔 상태다.

조용병 회장이 직접 인수합병 의지를 밝히는 것은 물론 지주 내 핵심인원들과 논의를 진행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신한금융은 역동적이고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구축하기 위해 이번 연말 정기인사에서 대대적인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M&A 등 굵직굵직한 사업을 추진하는 데 있어 유연한 사고방식과 민첩한 소통을 진행할 수 있도록 임원 및 실무진을 대거 교체한 것으로 풀이된다.

새 수장을 맞은 우리은행도 향후 지주사 전환 작업을 위해 올해부터 M&A 작업을 차근차근 진행할 예정이다.

손태승 우리은행장은 취임 후 종합금융그룹사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비은행 부분 보강이 필요한 만큼 자산운용사 등 단계적으로 M&A를 추진해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우리은행은 우리금융지주였던 시절 증권, 보험, 지방은행을 보유했으나 민영화 작업을 진행하며 계열사를 매각했고, 현재 카드와 종금업만 남아있는 상태다.

지난해 과점주주 지분 매각 방식으로 민영화에 성공했고, 내년에도 잔여지분 매각에 성공한다면 종합금융그룹사 전환 시기가 더욱 빨라질 수 있다.

이를 위해 우리은행 역시 규모가 내년부터는 작은 계열사 M&A부터 하나씩 준비해나가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에는 정부의 대출 규제로 은행 영업 환경이 위축될 가능성이 커 비은행 부문 강화 여부가 결국 승패를 가를 것"이라며 "리딩뱅크를 차지하기 위해 금융사들이 적극 M&A에 나설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