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위, 최종 3인 숏리스트 선정·경쟁후보 고사로 윤회장 단독후보 결정조직 안정화·리딩뱅크 탈환 업적 높게 평가, 26일 심층평가 후 연임 확정
-
"지금 중요한 것은 'KB'다. KB금융이 정상 궤도에 진입해 신뢰를 되찾는 일에 집중하겠다"
윤종규 KB금융회장은 지난 2014년 11월 취임 후 기자간담회에서 이와 같은 각오를 밝혔다. 당시 그는 본인이 부각되기보다 KB금융이 빛날 수 있도록 뛰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나타냈다.
그리고 3년이 지난 지금 KB금융은 '리딩뱅크' 수식어와 함께 국내 1위 금융그룹으로 우뚝섰다. 윤종규 회장 체제 이후 조직 안정화는 물론 괄목한 실적 성장까지 이뤄낸 덕분이다.
취임 초 각오를 가시적인 성과로 이뤄낸 윤 회장은 그동안의 경영 능력을 인정받아 다시 한 번 KB금융을 이끌 전망이다.
KB금융 확대지배구조위원회는 지난 14일 오후 서울 명동 KB국민은행 본점에서 회의를 열고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윤종규 회장을 결정했다.
7명의 후보군 가운데 윤종규 회장, 김옥찬 KB금융 사장,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 등 3인을 최종 후보군으로 선정했다.
하지만 김옥찬·양종희 사장이 모두 인터뷰를 고사함에 따라 결국 윤종규 회장이 단독 후보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확대위는 오는 26일 회의를 열고 윤 회장에 대한 심층평가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날 확대위는 초심을 잃지 않고 KB금융을 이끌고 있는 윤종규 회장의 행보에 주목하며 그를 단독후보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최영휘 이사회 의장은 "이번 후보 검증 과정에서 처음 회장이 될 때 제출했던 자기소개서를 읽었는데, 그때 약속했던 것을 그대로 하고 있다"며 침체됐던 KB금융을 빠르게 역동적인 조직으로 탈바꿈한 것을 높이 평가했다.
실제 윤 회장은 취임 초 계획했던 비은행 계열 강화를 위한 인수합병(M&A)을 과감히 단행했고, 3년 안에 증권과 손해보험 등 새로운 자회사를 맞이하며 안정적인 포트폴리오 구축에 성공했다.
KB증권과 KB손보를 활용한 금융지주 실적 끌어올리기는 물론 은행과의 시너지 발휘로 KB금융을 리딩뱅크 반열에 올려놓으며 뛰어난 경영 감각을 뽐냈다.
오랫동안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던 해외 진출 역시 윤종규 회장 취임 후 달라졌다.
공격적 태세보다 신중함을 바탕으로 내부 재정비 작업을 펼친 결과 골칫덩이였던 카자흐스탄 BCC지분 정리에 성공했고, 미얀마와 인도 공략에 적극 나서는 등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KB사태 이후 조직 안정화를 위한 직원들과의 소통, 유연근무제 도입, 휴가 적극 장려 등 새로운 은행 문화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해왔다. 별다른 불협화음 없이 안정적인 체제를 유지한 결과 실적 향상까지 이어졌다는 평가다.
확대위는 이같은 경영 성과를 바탕으로 윤 회장을 단독 후보로 선정한 뒤, 내주 심층 면접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3년 동안 KB금융을 이끌어 온 현직 회장에게 더 엄격하고 공정한 잣대로 평가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윤종규 회장 대항마가 없는 상황에서 연임이 거의 확정된 셈"이라며 "변화 대신 안정을 택한 만큼 경영 효율성을 높여 국내 1위 금융사로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다질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