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업무조정 넘어 철도현안 해결도 모색… 철도공단 "직접 얽힌 현안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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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수서고속철(SRT) 운영사 ㈜에스알(SR)의 통합논의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철도 공공기관 간 신경전이 편 가르기 양상으로 번질 조짐마저 보인다.
10일 코레일 등에 따르면 코레일과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지난 9일 대전 동구 철도 공동사옥에서 현판 제막식을 하고 '철도발전협력단'을 발족했다.
철도 건설과 운영을 담당하는 두 기관은 지난달 15일 철도산업 경쟁력 제고, 철도 공공성과 사회적 가치 실현을 목표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협력단 발족은 그 후속 조처다.
협력단은 두 기관의 철도 전문가로 구성됐다. 두 기관 간 주요 업무 조정과 협력의 창구 기능을 한다. 철도 공공성 강화와 남북·유라시아철도 연결·진출, 해외사업 진출 등 철도현안 해결에도 힘을 합칠 것으로 기대된다.
오영식 코레일 사장은 "공사와 공단이 유기적 협조체제를 구축하고 협력의 발판을 마련했다"며 "양 기관이 안정적 서비스와 철도산업 경쟁력 확보를 통해 한국철도의 미래를 열어가겠다"고 밝혔다.
김상균 철도공단 이사장은 "코레일과 공단은 철도산업을 떠받치는 두 개의 기둥이자 중추적인 업무를 담당하는 소중한 동반자인 만큼 협력단을 통해 산적한 현안을 슬기롭게 해결하고 국민에게 더 사랑받는 최고의 철도를 만들자"고 다짐했다.
철도업계 일각에서는 철도 수평통합 논의가 본격화하는 예민한 시기에 SR이 왕따를 당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된다.
협력단이 코레일과 철도공단 간 MOU를 기반으로 구성됐다는 태생적 한계가 있다손 치더라도 단순 업무 협력을 넘어 철도현안 해결을 위해서도 힘을 모은다면 올해 초 기타 공공기관으로 지정된 SR을 제외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것이다.
철도공단 관계자는 "협력단이 코레일의 일방적인 주도로 이뤄진 게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철도업계 한 관계자는 "철도공단 처지에선 SR도 주요 고객 중 하나이고 선로사용료도 SR이 코레일보다 많이 내는 상황"이라며 "철도발전을 위해 철도 공공기관이 머리를 맞대자면서 굳이 SR을 뺀 이유를 모르겠다"고 했다.
SR 한 관계자는 사견을 전제로 "(협력단에 참여시키기에는) 기관 규모가 작다고 생각했거나 코레일에서 통합논의와 관련해 SR을 끼워주기 싫었나 보다"고 해석했다.
철도공단 홍보실 관계자는 "철도발전을 위한 협력단에 공공기관으로 새로 지정된 SR이 빠진 것에 대해 의아하게 보는 시각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견을 전제로 "아직 철도공단과 SR은 크게 부딪히는 현안이 없지만, 코레일과는 고속철뿐 아니라 일반철도와 개량사업 등 관련된 현안이 많아 협력단을 발족하게 된 것 같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