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1만7342명서 올해 10만9989명…7353명 줄어기업여신 줄이고 가계대출 치중…수익성에만 치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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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은행들이 지난 3년간 7000여명이 넘는 임직원 일자리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올 3월말 기준 일반은행과 특수은행 등 19개 국내은행의 총임직원 수는 10만9989명으로 3년 전인 2015년 3월의 11만7342명 대비 7353명 감소했다.

    이는 연 평균 2451개의 일자리가 줄어든 것이다. 

    매년 신규 고용을 창출한다는 은행업계의 대외적인 홍보와는 달리 조용하게 이뤄지는 구조조정이 더 크게 일어나고 있음을 방증한다. 

    일자리가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국민은행이다. 2015년 3말 기준 2만203명에 달하던 임직원이 올해 3월 기준으로 보면 1만6878명으로 4325명 줄었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도 KEB하나은행으로 합병 등 과정을 거치면서 1만6210명에서 1만3357명으로 2853명 감소했다. 우리은행은 1143개, 신한은행은 687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이 기간 동안 은행업계는 총 18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벌어들인 만큼 형편이 어려웠던 것은 아니다. 연도별로는 2015년 4조4000억원, 2016년 2조5000억원, 2017년 11조2000억원의 이익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에도 국민과 신한, 우리, KEB하나 등 4대 은행만 5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벌어들였다. 

    영업점 구조조정도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다.

    2012년 12월 기준 7835개에 달했던 국내은행 점포는 올해 3월말 현재 6964개로 871개가 줄어들었다. 특히 씨티은행은 지난해 134개 영업점포를 44개로 줄여 가장 많은 점포가 문을 닫았다.

    여기에 은행 본연의 기능인 기업대출 대신 당장 수익성에 도움이 되는 가계대출에 치중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은행의 총 여신(원화대출금) 1526조원 중 기업여신은 817조원으로 전체 여신의 54.2%를 차지했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의 67.9%에 비해 큰 폭으로 감소했다. 

    반면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이후 가계대출 증가율은 연평균 6.2%로 기업대출 증가율(5.4%)을 꾸준히 넘어섰다.

    가계대출은 통상 수익률이 기업대출보다 높고 연체 관리도 쉽다. 이 때문에 은행업계가 스스로 위험 선별기능을 키우기보다 주택담보대출 등 쉬운 영업으로 수익성 제고에만 집중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기업대출의 양뿐 아니라 질도 악화됐다.

    지난해 말 기준 중소기업 대출에서 담보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58.1%로 2009년 41.9%를 기록한 이래 매년 늘어났다. 

    중기대출에서 신용등급 1~4등급 우량차주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2009년 54.1%를 기록한 이후 해마다 상승, 지난해말 71.7%를 기록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담보가 있고 신용등급이 높은 우량 중소기업들만 은행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돼 그렇지 못한 영세, 초기 기업들은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서 고금리 대출을 받는 사태가 확산되고 있다. 

    금융당국이 강조하는 '모험자본 공급'에 부합하지 않는 모습이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3일 은행연합회 초청 은행장 만찬 간담회에서 "은행산업이 신뢰 회복을 위해 쓸모 있고 도움되는 금융을 해달라"며 "생산적인 분야로 자금이 원활히 배분될 수 있도록 자금중개기능을 활성화해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