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연말 대출 중단에 고객 이탈 현실화타 시중은행, 이탈 우량고객 유치 위해 고군분투우리은행, 대출에 퇴직연금마저 뺏길까 전전긍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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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은행이 돌연 대출 빗장을 걸어 잠그면서 이탈 고객이 생기자 이들을 유치하기 위한 은행권의 쟁탈전이 시작됐다. 

    우리은행이 고객 밀어내기 중인 틈을 타 담보와 신용도가 탄탄한 우량 기업 고객을 타 은행들이 유치하려는 것으로 은행끼리 뺏고 뺏기는 진풍경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KB국민은행의 한 지점장은 13일 “이달 들어 우리은행 대출 전면 중단 소식을 듣고 우리은행에서 만기가 도래하는 우량 기업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접촉하고 있다”면서 “조금 더 나은 조건으로 대환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우리은행 지점에 고객을 소개해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우리은행은 대출 감축을 위해 올해 연말 만기가 도래하는 고객들의 대출 회수를 가장 원하지만 고객 여건 등으로 여의치 않자 대환으로 몰리고 있다”면서 “은행마다 대출 목표와 연말 남은 한도가 달라 우리은행 이탈 고객 유치에 적극적인 곳이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곳도 있다”고 전했다. 

    우리은행의 일선 영업점에서는 금융당국과 회사 방침에 따라 대출이 중단되자 울며 겨자 먹기로 우량고객마저 다른 은행으로 떠나보내는 등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문제는 대출만 줄어드는 게 아니라 해당 기업 임직원들의 퇴직연금과 예금, 수‧출입 외환 등 부수 거래도 잃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우리은행 한 직원은 “기업대출 시 해당 기업 임직원들의 다양한 부수거래를 유치해 왔는데 대환이 발생하면서 부수 거래도 함께 타 은행으로 넘어가고 있다”면서 “특히 지난달 31일부터 퇴직연금 실물 이전 제도 시행으로 금융사 간 자유로운 퇴직연금 이동이 가능해지면서 집중 영업 중인 퇴직연금 고객마저 뺏길까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은행들은 퇴직연금 실물 이전 서비스 개시에 맞춰 간판 모델을 앞세운 광고를 내보내는 등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중순부터 가수 아이유가 출연하는 퇴직연금 광고를 공개했다. 또 '우리 연금 프렌즈'라는 제목으로 연금 전문가 168명, 투자 상품 157개 이상 등 인프라를 강조하고, 수시 수익률 피드백 등에 강점이 있다고 어필했다. 

    퇴직연금 시장을 놓고 금융사 간에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우리은행 대출 고객 이탈 현상은 자체 퇴직연금 사업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우리은행 다른 직원은 “경영진의 잘못된 예측과 경영으로 인한 피해는 은행과 거래 중인 기업들과 금융소비자들이 고스란히 받고 있다”면서 “극단적인 은행의 방침으로 인해 (우리은행) 영업점 직원들은 고객 관리에 방향성을 잡지 못한 채 혼선을 빚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