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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국회 국정감사(국감)를 한달 앞두고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재계 총수나 기업인들을 막무가내 식으로 부르는 '묻지마 증인'을 막기 위해 팔을 걷었다. 증인 신청 이유와 안건 등을 담은 신청서를 공개함으로써 국회의원들의 책임성을 높이고 과도한 증인신청을 방지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12일 정무위원회에 따르면 정무위 여야간사는 국회운영의 투명성 제고 차원에서 증인신청을 한 국회의원의 증인 신청 과정을 공개하는 ‘국감증인실명제’에 최근 합의했다.
또 채택된 증인에 대해서는 간사 간 합의로 취소하지 않고, 반드시 위원회 의결로만 취소할 수 있게 해 법적절차를 분명히 했다.
국회는 지난 2016년 12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국회에서의 증인·감정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국감 증인 신청의 책임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기존에는 각 당 위원들이 간사에게 증인 신청 명단을 주고, 간사들이 비공개로 협상을 해서 채택증인을 의결했다. 그 과정에서 어떤 의원이 어느 증인을 채택해줄 것을 요청했는지 공개되지 않았고, 간사협상 과정에서 제외된 증인이나 참고인의 이유도 불투명했다.
결국 자료요청과 국감에서 질의하는 것을 보고서야 어느 의원이 무슨 이유로 어떤 증인을 요구했는지 알 수 있었다.
정무위 관계자는 "증인 채택 과정이 투명하지 않다보니 불필요한 억측과 로비가 있었다"며 "국감의 본래 취지는 국가 정책이 올바로 집행됐는지 여부를 따지는 자리인데 '묻지마 증인 채택'이 발생하면서 의원들의 '이름 알리기'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지적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정무위 국감에서는 일반증인과 참고인이 총 44명 채택됐고, 2016년에는 42명, 2015년에는 66명에 달했다. 재계총수나 민간 기업인들이 참석했으나 증인 수가 많아 입도 못 떼거나 몇몇 '거물'들을 향한 호통과 망신주기에 그쳤다는 비난이 일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국감부터는 국정감사나 국정조사 등의 증인을 요구할 때 해당 의원이 증인 신청의 이유와 안건 등을 기재한 신청서를 제출해야 하는 등 증인채택 과정이 공개된다.
누가 왜 증인 신청을 했는지를 처음부터 알 수 있고, 증인명단에서 빠지더라도 이유를 알 수 있게 된다.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정무위원장은 "이번 여야간사 합의로 의원들은 자기에게 정해진 시간 안에서 책임있게 증인심문을 할 수 있어 간사협상 보다는 의원 개개인의 자기주도성과 책임성이 강화됐다"며 "과도하게 증인신청을 하는 것도 제한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