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그룹 편입되면 사명 변경 불가피할 전망
  • ▲ 서울 중구 대우조선해양 서울 사옥. ⓒ뉴데일리
    ▲ 서울 중구 대우조선해양 서울 사옥. ⓒ뉴데일리
    현대중공업이 새 주인이 되면서 대우조선해양의 앞날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47년 간 지켜온 '대우'라는 이름도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이 20년 만에 새 주인을 맞을 가능성이 커졌다. 전날 현대중공업그룹은 산업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지분 투자를 유치해 중간지주회사인 조선통합법인을 설립하는 방안에 합의하고 기본합의서를 체결했다.

    결과적으로 통합법인은 현대중공업(사업부문),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과 함께 대우조선을 자회사로 두게 된다. 산은은 현대중공업지주에 이어 통합법인의 2대 주주에 오른다.

    대우조선이 현대중공업그룹으로 편입될 경우, 사명 변경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 사명에 '대우'를 붙이는 식이거나 아예 '대우'라는 이름이 없어질 수도 있다. 아직 결정된 바는 없지만, 어떤 방식이든 대우가 같는 의미는 줄어든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대우조선의 네임밸류가 워낙 강하기 때문에 현대중공업 자회사가 되더라도 '대우'라는 이름을 유지할 수도 있다"면서도 "다만, B2B 사업인 만큼 '대우'가 사명에서 사라져도 업계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대우조선의 모태는 대우그룹이 1973년 대한조선공사의 옥포조선소를 인수해 만든 대우조선해공업이다. 대우조선은 이후 각종 선박을 비롯해 시추선, 부유식 원유생산설비, 잠수함, 구축함 등을 건조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하지만 외환위기로 위기를 맞았다. 지난 2000년 대우그룹이 해체되면서 대우중공업은 대우조선공업, 대우종합기계, 청산법인 대우중공업으로 나눠졌다. 이 과정에서 대우조선해양은 산업은행 자회사로 들어가게 된다.

    이때부터 새 주인을 찾는 일도 시작됐다. 2008년에는 공개 매각을 통해 인수자 찾기에 나섰지만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한화그룹이 자금 조달에 실패하는 바람에 매각이 무산되는 등 마땅한 인수자를 찾기란 어려웠다.

    무엇보다 대우조선은 지난해까지 2년 연속 흑자 달성에 성공하며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단일 조선소 기준 세계 최다 수주잔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대우조선이 새 주인을 찾게 되면, 대우 브랜드를 사용하는 회사는 네 곳으로 줄어든다. 대우조선을 제외하고 현재까지 대우라는 이름을 유지하고 있는 회사는 미래에셋대우, 대우전자, 대우건설, 포스코대우 뿐이다.

    포스코대우도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명 변경을 최종 결정한다. 새 사명에는 그룹사인 '포스코'와 종합상사를 나타내는 '인터내셔널'을 합친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