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거래량 6025건…1년 만에 반토막 수준인기지역 규제 지정 탓, 미분양 가구는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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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주택 거래량이 1년 사이 반토막 나면서 5년여 만에 최저 기록을 갈아치웠다. 과천, 광명, 하남, 성남 등 서울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던 지역을 중심으로 거래량이 대폭 줄었다.

    3일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경기도 부동산 거래량은 6025건으로 지난해 2월(1만3205건)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2013년 7월(5763건) 이후 5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2월과 비교해 지역별로 보면 ▲과천 -94.0% ▲성남 -92.2% ▲광명 -89.0% ▲의왕 -79.3% ▲하남 -78.7% ▲용인 -76.5% ▲안양 -75.4% ▲구리 -67.9% 등 순으로 거래량이 많이 줄었다.

    거래량이 급감한 지역은 대부분 수도권 내 규제지역으로 지정된 곳이다. 과천시, 광명시, 하남시, 성남시 분당구는 투기과열지구다. 구리시, 안양시 동안구, 용인시 수지구·기흥구는 조정대상지역이다.

    규제지역 지정으로 대출이 까다로워지고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조합원 분양권 전매 제한 등 거래 문턱이 높아져 매매가 급감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미분양 가구는 증가했다. 1월 경기지역 미분양 가구 수는 6769가구로 전월보다 1801가구 증가했다.

    시장에서는 각종 부동산 규제로 시장 전반이 가라앉은 상황에서 이달 전국 입주 예정 물량의 40% 이상이 경기지역에 집중된 만큼 이 지역의 부동산 시장이 상당 기간 위축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안양시 동안구 '평촌래미안푸르지오'는 지난달 26∼27일 1순위 청약에서 459가구 모집에 2035명 신청해 4.4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1순위 마감에는 성공했지만 입지나 브랜드를 고려했을 때 경쟁률은 기대만큼 높지 못했다는 평가다.

    올해 들어 인천 검단신도시, 부평구 등에서 진행된 수도권 분양이 잇달아 미달한 데다가 서울도 입지가 좋지 않거나 대출이 어려운 대형 주택의 경우 완판에 실패한 점을 고려하면 경기지역 청약 경쟁률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처럼 수요는 줄어드는 데 공급이 계속 늘어나는 것 또한 경기지역 부동산 시장에 부담을 준다.

    이달 전국 입주 예정인 3만6115가구 중 약 43.2%에 해당하는 1만5610가구가 경기도에 분포해 있다. 서울 물량인 1669가구의 거의 10배에 달한다. 특히 용인과 화성에는 1000가구 이상 규모의 대단지 입주가 줄지어 예고돼 있다.

    인천과 경기도 아파트 입주율은 지난해 말 84.0%에서 지난 1월 82.2%로 떨어졌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경기지역은 올해 약 11만가구 입주가 예정돼 있어 공급 과잉에 대한 부담이 커지는 상황"이라며 "과천, 성남, 하남 등 그간 가격 상승을 주도한 곳이나 용인, 화성 등 입주 물량이 쏠린 곳을 중심으로 연내 약보합 또는 조정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