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반대' 불구 주주들 경영진 책임경영 의지 신뢰 보내대표적 '기업 흔들기'… 시장 개입 따른 피해는 결국 국민 몫
  • 최근 열린 삼성바이로로직스(이하 삼성바이오)의 정기 주주총회는 삼성바이오를 바라보는 시장과 정부간 온도차를 확인하는 자리였다.

    국민연금의 제동에도 불구하고 주총에 참석한 주주들은 경영진에 힘을 보태는 모습이었다. 삼성바이오 측의 미래 비전과 사업성을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주주들의 고개도 끄덕이게 했다. 정부의 시각이 현실과 얼마나 다른지 보여주는 단적인 부분이다. 

    이번 주총은 국민연금이 삼성바이오의 사내이사·사외이사 선임안에 대해 모두 반대하는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소식에 시작 전부터 주주들은 물론 사회적인 관심이 쏠렸다. 이에 따라 안건 처리를 둘러싼 잡음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됐다.

    분식회계 의혹으로 촉발된 '거래정지' 등 주주들의 비난의 화살은 경영진에 쏠릴 것이 뻔했지만, 막상 뚜껑이 열린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는 '찻잔 속 태풍'에 그쳤다.

    삼성바이오의 이사 재선임 안건은 큰 무리없이 통과됐다. 국민연금의 판단과 달리 주주들은 경영진의 책임경영 의지에 신뢰를 보낸 것이다.

    한 소액주주는 "지난해 여러 이슈로 주가의 변동폭이 컸던 만큼, 여러 주주들의 속이 쓰렸을 것"이라며 "경영진들이 신경써서 회사를 발전시켜달라"며 강한 신뢰를 보내기도 했다. 

    이번 증선위, 시민단체 등의 그동안의 행태는 대표적인 기업 흔들기로 보인다. 시장개입에 따른 피해는 결국 국민에게 돌아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바이오는 지난해 주가 하락으로 주주들에게 적지 않은 피해를 입혔다. 회계논란이 불거지기 전이었던 지난해 4월 60만원이던 주가는 지난해 11월 28만1천원까지 폭락했다.

    최근에는 국민연금의 주총안건 반대와 검찰 조사 확대 가능성에 영향받으며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주가는 33만9천500원에 턱걸이 중이다.

    이와 관련 한국상장회사협의회는 "확정된 범죄가 아닌 혐의만을 받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경영진 선임 반대를 결정한 것은 불합리하다"며 "만약 법원에서 해당 경영진의 혐의가 무죄로 확정된다면, 해당 기업과 주주, 채권자의 이해관계자에 큰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특히 시민단체의 개입으로 국민연금이 '독립성'과 '전문성'을 잃고 기업의 '감시'와 '견제' 역할에만 치중할 경우 시장에 혼란만 가중시킬 수 있다. 

    법원의 판단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기업흔들기는 이해관계자에 큰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는 법원의 판단에도 불구하고 국민연금이 정치적 독립성이 제도적으로 보장되지 않고 여론과 정부 외압에 흔들리고 있다.

    실제 분식회계를 지속적으로 주장해 온 참여연대 김경률 소장이 심판관(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 위원) 역할로 나서며 '기울어진 운동장', '짜고치는 고스톱' 논란이 일고 있다.

    사실상 '분식회계→상장폐지' 프레임으로 몰고가는 시민단체. 그리고 삼성바이오의 지분은 지속적으로 야금 야금 늘리고 있는 국민연금의 움직이 씁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