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금결원장, 한은-한국자금중개사장으로 인사 교체금융노조 “도 넘은 금융관료 사익추구, 정부가 해결해야”
  • 금융권 고위 관료들의 유관기관장 낙하산에 대한 자리 스와프 의혹이 제기됐다.

    한국은행 출신이 역임해온 금융결제원장 자리에 금융위원회 출신이, 금융위 출신이 맡아오던 한국자금중개 사장에 한은 출신 임원이 사실상 내정됐기 때문이다.

    금융노조는 낙하산 인사가 도를 넘었다며 정부와 집권여당이 실태조사와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5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성명서를 내고 “부처 간 ‘자리 스와프’ 시도가 벌어지고 있다”며 “금융 관료들은 자신들의 자리보전과 사익추구에 혈안이 돼있다”고 비판했다.

    금융노조가 주장하는 낙하산 인사 스와프는 금융결제원과 한국자금중개의 대표직 ‘맞바꾸기’다. 금융결제원장직은 설립 이래 33년간 한국은행 출신이 독점해왔으나 이번 14대 원장 자리는 김학수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 전 상임위원이 내정됐다.

    차기 금융결제원장 후보로 임형준 한국은행 부총재보도 유력히 거론됐으나 금융결제원 노조와 한국은행 노조 모두 강력히 반대하며 무산됐다. 금융노조에 따르면 임 부총재는 독단경영과 인사전횡으로 노동자를 적대시해왔다는 비판적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금융결제원장 자리에 처음으로 금융위 인사가 내정되며 낙하산 인사 문제가 일단락된 듯 보였다. 그러나 최근 한국자금중개 사장 자리에 임형준 한은 부총재보가 사실상 내정되면서 한은과 금융위가 서로의 자리를 맞바꿨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금융노조는 “임형준 부총재보의 한국자금중개 사장 취임이 기정사실화된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 과정에서 이주열 한은 총재와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개입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고 주장했다.

    한국자금중개는 금융기관 간 금융상품거래의 중개·부대 업무를 담당하는 회사로 금융위 출신들의 재취업 자리로 익숙하다. 현 이현철 한국자금중개 사장도 전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출신으로 오는 8월 임기가 만료된다.

    금융노조는 “임 부총재보가 한은 퇴직관료들의 단골 낙하산 자리였던 서울외국환중개 사장직을 노리다가 좌절되자 금융결제원장에 가려했고, 이마저도 무산되자 금융위와 뒷거래로 한국자금중개 사장직을 노린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금융노조는 낙하산 인사를 근절하겠다는 정책협약을 맺은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정부에 책임을 요구했다.

    허권 금융노조 위원장은 “정권 차원의 암묵적 승인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면, 돈과 자리를 노리는 관료들의 탐욕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임계점에 이른 상황을 바로잡아야 한다‘며 ”정부와 집권여당이 즉각 실태조사와 해결에 나서지 않을 경우 정부에 대한 (금융노조의)지지여부를 심각하게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