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유료방송 합산규제 재도입 논의… 최종 결론 '불투명''규제 완화' 여야 간 입장차 극명… "시장 혼란 가중" 지적도17일 아현지사 화재 청문회… 현안 '뒷전', '정치 공방' 변질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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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수차례 미뤄져 왔던 국회 차원의 유료방송 합산규제 재도입 논의를 비롯 KT 아현지사 화재 관련 청문회가 잇따라 열리면서 KT도 각각의 결과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특히 청문회에는 황창규 KT 회장 등이 출석해 여야 의원들의 질의에 답할 예정이지만, '부정채용 의혹' 이슈 등에 대한 일부 추궁이 예상되면서 주요 현안이 뒷전으로 밀릴 수 있다는 우려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는 이날 정보방송통신 관련 법안2소위를, 오는 17일에는 KT 아현지사 사고 진상규명을 위한 청문회를 개최한다.법안소위에서는 그동안 여야 대립으로 잠정 연기된 유료방송 합산규제 재도입 여부를 논의한다. 합산규제는 유료방송업계(IPTV·위성방송·케이블TV)의 합산 점유율이 33.33%를 넘지 못하도록 제한을 둔 법안으로, 지난해 6월 일몰됐지만 연장 및 재도입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과방위에서 재도입 여부를 논의하기로 했다.앞서 과방위는 지난 2월 해당 안건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었지만, 자유한국당의 보이콧 선언 및 국회 파행 등 이슈로 두 차례 일정이 모두 연기된 바 있다. 이어 지난달 22일 법안소위를 통해 합산규제 재도입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지만, 여야 간사 간 협의가 결렬되면서 관련 논의는 또다시 미궁에 빠지게 됐다.현재 유료방송시장 1위 사업자인 KT(30.86%)의 경우 경쟁사인 LG유플러스와 SK브로드밴드가 잇따라 케이블TV 인수를 확정한 것과 달리, 합산규제 재도입 가능성으로 인해 인수합병 추진에 손발이 묶인 상태다.LG유플러스는 케이블TV 1위인 CJ헬로(13.02%)를, SK텔레콤은 2위 사업자인 티브로드(9.86%)의 인수합병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등의 심사를 거쳐 인수합병이 확정될 경우 양사의 유료방송시장 점유율은 각각 24.43%, 23.83%로 KT와의 격차는 한 자릿수대로 좁혀진다.KT의 인수가 유력했던 딜라이브(6.5%) 역시 오는 7월 1조4000억원에 달하는 인수금융 대출 만기가 돌아오는 만큼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 가능성이 커지고 있지만, 합산규제 재도입 논의가 잇따라 중단되면서 매각 계획에도 차질을 빚게 됐다.업계에서도 합산규제를 두고 해외 기업의 공세 속에서 국내 사업자들의 경쟁력 약화를 야기하는 차별적 규제라는 부정적 견해를 꾸준히 표출해왔다. KT 역시 합산규제의 직접 당사자인 만큼 이날 재도입 논의 결과에 촉각을 기울이는 모습이지만, 과방위 내 뚜렷한 입장차로 최종 결론 과정에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합산규제 재도입 여부와 관련해 여야 간 입장이 극명히 갈린 만큼 당장 결과를 도출해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최종 결론 도출이 계속 늦어질 경우 시장의 혼란만 가중될 것"이라고 지적했다.17일 열리는 아현지사 화재 관련 청문회에 대한 회사 내 우려도 높다. 청문회에는 황창규 KT 회장과 오성목 KT 사장 등이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해당 자리에선 지난해 11월 발생한 KT 아현지사 화재 원인을 비롯 당시 통신대란 문제에 대한 재발방지 대책 등이 주요 안건이 될 전망이다.그간 여당 측은 'KT 부정채용 의혹' 등을 앞세워 청문회를 경영전반으로 확장하려 했고, 야당은 화재사고에 대해서만 질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맞서며 청문회 일정도 잇따라 연기된 바 있다. 이에 따라 과방위는 지난달 27일 이번 청문회 개최와 관련해 본래 목적인 화재사고에만 질의를 집중하기로 했다.일단 청문회 계획서에 목적과 부합하지 않는 서류제출 요구는 불가하다고 명시된 만큼, 경영전반에 대한 질의 수위는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부정채용 의혹에 야당 측 주요 인사들이 연루돼 있고, KT 전 임원들이 해당 혐의로 연달아 재판에 넘겨지고 있는 만큼 정치 공방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업계 관측이다.한편 청문회 자리에서 황 회장의 거취 이슈에도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업계에선 지난 12일 KT가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공식 절차를 개시함에 따라 관련 질의는 적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