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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노사가 전환배치 합의 등을 놓고 대립하며 점차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5년동안 연간 10만대 가량 위탁생산했던 닛산 로그 후속 물량에 이어 내년부터 생산할 XM3 인스파이어 수출 물량까지 확보하지 못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것.
18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 노사는 이날 오후 2시 임단협 교섭을 재개한다. 지난 9일 교섭 이후 10일 만이다.
사측에서는 교섭대표인 이상봉 인사본부장(상무)을 비롯해 신임 이해진 제조본부장(전무)이 교섭위원으로 처음 참여한다. 노조 측에서는 박종규 노조위원장 등이 극적 타결을 위해 적극 나선다.
사측 교섭위원으로 중요한 역할을 했던 이기인 전 제조본부장(부사장)의 후임을 맡게 된 이해진 제조본부장이 오늘 교섭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노사는 전환배치 합의 즉, 인사경영권을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6월 시작된 임단협이 벌써 10개월째 표류하고 있는 것이다.
노조는 전환배치 시에 협의가 아닌 합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사측은 시장 수요에 따라 탄력적으로 결정해야 할 부분이기 때문에 수용하기 어렵다며 맞서고 있다.
이에 노조는 작년 10월부터 지난 17일까지 60차례 242시간 부분파업을 벌여왔다. 이로 인해 매출 손실은 26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측은 오는 29일부터 내달 5일까지 셧다운(가동중단)을 결정했다. 이는 사측이 복리후생 차원에서 근로자에게 연차와 별도로 제공하는 프리미엄 휴가 제도를 적용한 것이다.
문제는 회사가 셧다운까지 할 정도로 생산 물량이 줄었다는 점이다.
르노삼성 부산공장에서 위탁생산했던 닛산 로그는 2014년 8월 첫 생산이 이뤄진 이후 4년여만에 누적생산 50만대를 돌파했다. 당초에는 연간 8만대를 수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2015년 11만7560대, 2016년 13만6309대, 2017년에는 12만3202대가 생산돼 북미 지역으로 수출될 정도로 판매가 잘됐다.
지난해에는 로그 10만7245대를 수출했다. 이는 회사 수출의 78%, 전체 판매량의 47%를 차지한다. 올해 9월 위탁생산 종료를 앞두고 있지만, 르노삼성은 후속 물량을 확보하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닛산 본사는 로그 4만2000대 위탁생산 주문을 취소하고, 그 중 2만4000대를 일본 규슈공장으로 이전했다.
즉, 르노삼성은 당장 올해 로그 생산량이 10만대 수준에서 6만대 가량으로 급감하게 됐고, 9월 이후부터는 이 마저도 생산하지 못하게 된다는 얘기다. 대신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를 9월부터 생산할 예정이지만, 물량이나 수익성 측면에서 로그 빈자리를 채우기에는 역부족이다.
이는 르노 본사에서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교섭이 장기화된 것이 결정적이라는 분석이다.
더 큰 문제는 내년 1분기부터 부산공장에서 생산할 신형 'XM3 인스파이어' 수출 물량 확보다.
이 역시도 노사간 교섭이 장기화되면서 본사 차원에서 수출 물량 배정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XM3 유럽 수출을 두고 부산공장은 스페인공장과 경합을 벌이고 있지만, 노사 갈등이 발목을 잡고 있다. 자칫 XM3 수출 물량까지 놓치게 되면 르노삼성의 미래는 암울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앞서 지난 16일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 사장은 부산시청에서 오거돈 부산시장과 만나 르노삼성의 한국시장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약속하며 조속한 임단협 타결을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