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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의결권 시장, 규제는 無…공정·투명·전문성 논란

자문사에 고액수수료 주는 기관에 유리한 의결권자문 확률 커 ‘의결권자문+기업컨설팅 겸업’ 이해상충 우려, 방지책 없어겸업상황과 이해상충 방지방안 공시·의안분석 사후공개 필요

입력 2019-05-10 13:18 | 수정 2019-05-10 14:03

상장사 주주총회 안건을 평가하는 의결권자문사의 역할이 커지는 가운데 이들에 대한 공정성과 투명성, 전문성 논란이 제기됐다.

의결권자문사가 일반적인 컨설팅 업체로 분류돼 감독과 관리, 규제대상에서 자유로운 탓이다. 몸집이 커진 만큼 투자자들을 위한 최소한의 정보공개와 관리‧감독의 필요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10일 조영은 국회입법조사처 조사관은 ‘국내 의결권자문사 관련 현황 및 향후과제’ 보고서를 통해 국내 의결권자문사의 문제점과 개선사항을 이같이 제시했다. 

조영은 조사관은 “의결권자문사가 기관투자자를 통해 회사의 주주총회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면, 그 의결권자문의 내용이 정확하고 공정해야 한다”며 “그러나 아직 의결권 자문의 정확성, 공정성을 담보할만한 제도나 관리방안이 없으므로 규제체계를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는 2016년 스튜어드십코드(기관투자가의 의결권 행사 지침)가 도입되면서 주총에서 기관투자자들의 영향력이 커졌다. 덩달아 기관투자자에게 의결권 행사 방향을 자문하는 의결권자문사 시장도 세를 확장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기업의 주총 의안을 분석해 기관투자자에게 자문을 제공, 수익을 얻는 곳은 대표적으로 한국기업지배구조원과 서스틴베스트, 대신지배구조원 등 국내 자문사 3곳과 ISS와 글라스루이스 등 글로벌 자문사 2곳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의결권자문사의 문제점은 자문내용의 공정성을 담보할 제도적 장치가 없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의결권자문사는 의결권자문업을 통해 이윤을 추구하기 때문에 고액을 제공하는 기관에 유리한 의결권 자문을 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또 기관투자자에 대한 의결권 자문과 기업에 대한 컨설팅 서비스를 함께 제공시 다른 금융서비스를 겸영하는 등 이해상충문제가 발생할 수 있지만 이를 방지하는 방안은 없다.

자문내용의 정확성과 투명성을 확보할 방법도 부족하다. 국내 의결권자문사의 인력은 한정된 반면 주총은 3월말까지 약 1900건 이상이 집중적으로 열린다. 의결권자문사는 다수의 주총 안건을 단시간에 분석해야하므로 정보처리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

의결권자문사가 주총 의안분석시 사용하는 데이터와 데이터 처리방법론이 공개되지 않아 기관투자자로서 의안분석의 오류를 파악하기도 어렵다.

전문성과 역량을 담보할 최소한의 장치가 없다는 점도 문제다. 의안분석 담당자의 상법 등 관련 법률에 대한 지식수준과 관련경력 보유여부가 공개되지 않아 의안분석자의 전문성을 확인하기 어렵다. 개별 의결권자문사가 보유하고 있는 전문인력 수와 1인당 얼마나 많은 회사의 안건을 분석하고 있는지에 관한 정보가 미공개라 의결권자문사의 자문역량을 명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조 조사관은 의결권자문사와 이해관계자의 이익상충문제 발생 가능성을 줄이고 의결권자문내용을 공정성 확보를 위해 ‘겸업상황과 이해상충 방지방안 공시’를 제안했다.

조 조사관은 “겸업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개별회사 성장 측면에서 과도한 제한이 될 수 있으므로 겸업 금지보다는 이해상충 방지 정책을 공개하도록 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문의 정확성과 투명성 확보를 위해 의결권행사에 대한 대력적인 지침과 의안분석에 사용된 데이터를 사후공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전문성강화를 위한 의안분석 담당자공개와 사후 공개된 의결권자문에 대해 기관투자자가 엄격히 평가하는 시스템도입도 제안했다.

한편 지난해 말 김승희 자유한국당 의원이 ‘의결권자문사 신고제’ 법안을 대표발의했으나 국회에 계류 중이다. 금융위원회에서도 연구용역을 통해 의결권자문사 규율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적극적 감독안 도입에는 신중한 태도다.
이나리 기자 nalleehapp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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