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갈등 여파 시장 요동…금리 인하 압박매파vs비둘기파 대립 속 중립 입장 짙어져31일 기준금리 결정…소수의견 등장 '주목'
  •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모습. ⓒ뉴데일리DB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모습. ⓒ뉴데일리DB
    국내 경기가 장기 불황으로 흔들리는 가운데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되면서 금리 인하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에 한국은행 금통위원들 간 의견이 엇갈리며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지는 모양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해외 IB들은 4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서 금통위원들이 이른 시일 내에 금리 인하는 어렵다는 의견을 냈다고 진단했다.

    2월 금통위 때보다는 완화적 기조가 강해졌으나 네 명의 위원이 조심스러운 태도로 중립적인 입장을 유지했으며, 일부 위원들은 금융불균형 우려가 여전하다는 점도 언급했다고 봤다.

    향후 통화정책 경로는 하반기 수출과 설비투자 회복 여부에 의존하면서 적어도 7월 금통위까지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할 것으로 진단했다.

    보통 금통위원들을 두고 통화긴축을 선호하는 '매파'와 통화완화를 선호하는 '비둘기파'로 나눈다. 중립적 견해가 많아진 것은 위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앞서 대표적인 비둘기파 성향인 조동철 위원은 지난 8일 기자간담회에서 '지나치게 낮은 인플레이션'을 우려했다. 통상 금리 인하는 물가 상승으로 연결되므로 사실상 기준금리 인하 필요성을 시사한 셈이다. 

    조동철 위원은 "장기간에 걸쳐 목표 수준을 큰 폭 하회하고 있는 물가를 우려해야 할 시점이다"라며 "저물가가 지속하는 상황에서 우리 경제에 예상치 못한 부정적 충격이 올 경우 디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대표적인 매파 성향인 이일형 금통위원은 지난 3월 기자간담회에서 여전히 높은 금융불균형 누증 위험에 우려를 표했다.

    이일형 위원은 "우리나라는 GDP 대비 비금융기관의 금융부채 수준이 높다"며 "완화적 통화정책이 과도한 금융불균형을 유발할 경우 저성장과 가계부채 확대, 특정산업의 과잉공급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렇듯 금통위 내부에서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을 둘러싼 메시지가 엇갈리면서 오는 31일 열리는 금통위 회의에서 소수의견이 등장할지 주목되고 있다.

    특히 2분기 경기회복 기대감이 줄고 일부 금통위원이 금리 인하 필요성을 시사한 만큼 선제적으로 소수의견을 제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은은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이후 줄곧 만장일치 동결 결정을 이어가고 있다.

    일부 해외 기관에서는 한은이 오는 7월 금통위에서 경제성장 전망치를 낮추고, 3분기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1분기 GDP 쇼크로 금리 하방압력이 커진 가운데 2분기 경제성장률이 1.1~1.3% 수준으로 확인돼야 금리 동결의 정당화가 가능하다"며 "수정경제 전망과 2분기 성장률이 발표될 7월이 1차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