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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이 표준형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의 수수료율을 하향 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지난달 표준형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의 운용관리 수수료율을 연 0.14%~0.32%에서 연 0.12%~0.22%로 인하했다.
기존에 적립금 규모 500억원 이상, 1000억원 미만시 0.2%였던 수수료율은 0.12%로 0.08%포인트 낮췄다.
1000억원 이상~ 2000억원 미만, 2000억원 이상 수수료율도 0.12%로 하향 조정했다.
또한 50억원 이상 100억미만 수수료율은 기존 0.26%에서 0.15%로 내렸고, 30억원 미만은 연 0.32%에서 0.22%로 변경했다.
퇴직연금제도는 기업이 노동자가 퇴직할 때 지급할 돈을 금융사에 적립·운용한 뒤 노동자 퇴직 시 일시금으로 지급하는 제도다.
회사가 운용책임을 지고 퇴직 이후에 받는 금액이 정해지는 확정급여형(DB)과 회사가 일정액을 내고 노동자가 운용책임을 가지는 확정기여형(DC)으로 구분된다. 삼성생명은 확정급여형(DB)이나 확정기여형(DC) 상품은 30억원 이상일 경우 0.3%대의 수수료율을 적용하고 있다.
표준형DC는 일반적인 DB나 DC형과 다른 상품이다. 여러 개의 중소기업이 함께 가입해 수수료를 부담을 줄이는 가입방법으로, 특정조건이 충족되는 경우에 가입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비슷한 중소기업들과 업종별 협회 등이 공동으로 금융회사와 퇴직연금 계약을 맺도록 해 수수료를 낮추는 것이다.
여러 개의 기업을 동일한 단체로 인정하기 때문에 적립금 규모가 늘어나 유리한 수수료율을 적용받을 수 있다.
삼성생명은 그간 퇴직연금 사업자 가운데 표준형DC의 수수료율이 비교적 높아 최근들어 업계 수준에 맞춰 인하했다는 입장이다.
실제 퇴직연금 시장 점유율 2위인 신한은행의 표준형DC 운용관리수수료율은 10억원 이상~30억원 미만이 0.22% 수준이다.
금융사 입장에서는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가 커지면서 그만큼 수수료율을 낮출 수 있게 된다. 퇴직연금 수수료율이 낮추면 그만큼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유인책으로 작용한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다만 삼성생명은 표준형DC가 전체 적립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에 불과해 시장점유율 확대로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표준형 상품에 대한 수수료율을 업계 수준에 맞춰 조정했다"며 "특정 요건이 충족되는 중소기업들의 퇴직연금 수수료 부담을 덜어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생명의 작년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24조6140억원으로 퇴직연금시장점유율 13%를 차지했다. 신한은행은 19조640억원으로 전체 시장의 10%를 차지하며 삼성생명의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