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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말 퇴직연금 리스크 반영 비율이 상향 조정되면서 중소형 보험사의 재무건전성 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달 말 보험사의 원리금보장형 퇴직연금 리스크량인 요구자본 증가액이 기존 35%에서 70%로 상향 조정된다. 내년에는 원리금보장형 퇴직연금에 대한 위험액 적용 비율이 100%로 확대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2022년 새 국제회계 기준(IFRS17) 및 신지급여력제도(킥스·K-ICS) 도입에 앞서 지난해부터 원리금보장형 퇴직연금의 신용위험액과 시장위험액을 지급여력비율(RBC비율) 산출식에 반영하고 있다. 퇴직연금의 리스크를 추가 반영하는 방식이며, 업계의 충격을 고려해 단계적인 조정에 나섰다.
건전성 지표인 RBC비율은 보험회사의 각종 리스크로 인한 손실 금액을 감안한 자본량인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눈 수치다. 요구자본은 보험회사에 내재된 각종 위험요인이 현실화할 경우 손실을 보는 금액이다. 따라서 요구자본이 늘어날수록 RBC비율은 낮아지게 된다.
RBC비율이 100% 밑으로 떨어지면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재정 여력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RBC비율은 최소 150%를 넘겨야 안정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퇴직연금 위험액 반영 비율이 확대되면서 퇴직연금 자산 비중이 높은 보험사의 부담도 늘어나게 됐다.
대형 보험사들은 여파가 크지 않지만 퇴직연금 자산 규모가 많고 자본 여력이 부족한 중소형 보험사들은 RBC비율 관리에 나서야하는 상황이다.
특히 계열사 물량을 바탕으로 퇴직연금 자산을 확대해 온 중소형 보험사는 여파가 클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해 금융당국이 퇴직연금 비중이 높은 보험사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 롯데손해보험 등 중소형사의 RBC비율은 기존보다 약 20% 가량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올해도 퇴직연금 자산 비중이 큰 롯데손보와 푸본현대생명이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롯데손해보험의 올해 3월 말 특별계정으로 운용되는 원리금보장 퇴직연금 자산은 6조6781억원으로 전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6%에 달했다. 이런 가운데 롯데손보의 올해 3월 말 기준 RBC비율은 163.1%로 금감원의 권고치(150%)를 소폭 상회했다. RBC비율 산출에 반영되는 신용위험액은 3747억원으로 작년 말(3677억원) 대비 2%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시장위험액은 72억원에서 161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롯데손보 인수자인 JKL파트너스가 유상증자를 예고했지만 이달 말 규제강화를 고려할 때 RBC비율 하락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푸본현대생명도 총자산에서 퇴직연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42%로 높은 수준이다. 푸본현대생명은 지난해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을 확충했고, 올해 3월 말 RBC비율은 304%를 기록했다.
다만 푸본현대생명은 지난해 자본량이 늘어난 만큼 영향이 크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이 푸본생명에 대한 시뮬레이션 결과에선 RBC비율이 200%를 상회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IBK연금보험은 특별계정 자산이 26.6%로 높은 편이지만 자본력을 갖추고 있어 여파가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이번 규제 강화는 보험사 중에서도 퇴직연금 비중이 큰 중소형사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자본력을 어느 정도 유지하는지가 규제 강화에 대응할 수 있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원리금보장형 퇴직연금 상품은 금융기관이 지급액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신용위험액과 시장위험액에 관련 리스크를 반영하는 것”이라며 “퇴직연금 리스크가 이달 말 기준으로 적용되는 만큼 RBC비율에 미치는 영향은 7~8월이 돼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