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세계 최초 상용화… 가입자 쏠림 지속서비스 안정화 속 차별화 콘텐츠 소비자 사로잡아과도한 '보조금·지원금' 등 2분기 실적 하락 불가피
  • 국내 이동통신 3사의 5G(5세대 이동통신) 가입자가 이번 주 100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지난 4월 세계 최초 5G 상용화가 이뤄진 지 두 달 만이다.

    이통 3사는 상용화 초기 대비 안정적인 속도와 서비스가 고객 만족도 향상에 기여했다는 평가지만, 업계에선 실적 악화를 감수한 출혈경쟁을 5G 가입자 급증의 배경으로 꼽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통 3사의 5G 가입자 수는 지난 주말 9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상용화 첫 달인 4월 말 약 27만명, 지난달 말에는 77만8600명을 기록한 데 이어 일 평균 약 1만5000명에서 2만명씩 가입자가 늘고 있는 셈이다.

    업계에선 이 같은 추세에 따라 이통 3사가 이르면 이번 주 중 100만명 이상의 5G 가입자를 확보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앞서 LTE(4세대 이동통신) 가입자 수는 지난 2011년 9월 전용 단말기가 출시된 지 3개월 만에 100만명을 넘어선 바 있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5G 상용화 초기의 경우 여러 품질 이슈와 고가로 형성된 전용 요금제 등이 가입자 확산에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관측이 이어졌다"며 "5G 기지국 증축에 따른 안정적인 속도와 실감형 콘텐츠 등 차별화된 5G 서비스 등이 입소문을 타며 가입자 증가 속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현재까지 진행 중인 이통 3사 간 과도한 출혈경쟁을 5G 가입자 급증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5G 시장 초기 선점 및 주도권 확보를 위해 가입자 유치가 필수적인 만큼 각 사가 5G 전용 단말기에 대규모 공시지원금 및 불법보조금을 책정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출시된 5G 스마트폰 'V50 씽큐'의 경우 60만원대 불법보조금을 통해 0원에 구매 가능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잇따른 경고 이후 이통 3사의 불법보조금 수준은 낮아졌지만 5G 상용화 이전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 지난 주말 일부 온라인 판매점에서는 8만원대 요금제를 일정 기간 유지하는 조건으로 '갤럭시S10 5G'는 10만원대에, 'V50 씽큐'는 10만원 이하의 가격에 구매가 가능했다.

    이 같은 출혈경쟁에 따라 이통 3사의 2분기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선 각 사의 과도한 공시지원금 및 불법보조금 지출을 비롯해 5G 기지국 증축 및 5G 마케팅 비용으로 연이은 실적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1분기 이통 3사의 5G 설비투자 규모는 SK텔레콤 3313억원, KT 5521억원, LG유플러스 2768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81%, 133%, 34% 증가한 수준으로 이통 3사 모두 연내 대규모 설비투자를 예고한 상태다.

    여기에 5G 핵심 서비스 차별화를 위한 실감형 콘텐츠 발굴에도 적지 않은 비용이 소요되는 상황이다. LG유플러스의 경우 5G 기반의 자체 AR(증강현실) 콘텐츠 제작을 위해 연내 1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업계 한 관계자는 "5G 상용화 이후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도 높지만 각 사 모두 장기적 관점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라며 "하반기 '갤럭시노트10 5G' 등의 출시가 예정된 만큼 가입자 유치를 위한 불법보조금 경쟁 역시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