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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며, 시장 금리가 계속 떨어지고 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1.47%까지 떨어진 가운데, 연내 사상 최저치인 1.246% 아래로 내려갈 수 있단 가능성도 제기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채권 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 14일 기준으로 1.47%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4월 24일 기준금리 수준인 1.75% 이하로 떨어진 이후 1.4%대까지 다시 내려간 것.
금리 하락세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통화정책 방향이 불을 지피는 모습이다. 그는 지난 12일 창립 69주년 기념사를 통해 "경제 상황 변화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해 나가야 하겠다"는 의미심장한 발언을 남겼다.
다수 전문가들은 현 금리 수준이 바닥이라 보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이미 충분히 반영됐다는 이유에서다.
현대경제연구원 홍준표 연구위원은 "지금 시장금리는 이미 기준금리 한 차례 인하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채권금리의 경우, 경기 회복 둔화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확산하면, 최저치를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세대 경제학과 성태윤 교수는 "채권금리가 더 떨어질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경기가 나빠지면 채권금리는 더 내려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LG경제연구원 이근태 수석연구위원 또한 "한은이 하반기에 금리를 두 차례 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이런 상황이 현실화하면 채권금리가 현 수준보다 더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채권금리 향방의 1차 분수령은 오는 28∼29일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의 미중 정상의 회동 및 무역협상 타결 여부가 될 전망이다. 미중 무역분쟁 심화로 경기 반등이 어렵다면, 각국 은행들이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신한금융투자 윤창용 매크로팀장은 "무역분쟁이 잘 해결되더라도 성장률은 2.1∼2.2%에 머무를 것"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성장률이 1%대로 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안전자산 중 하나인 금시세는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경기 불확실성에 채권금리 하락이 겹친 결과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금시장에서 1g당 금 가격은 14일 5만1370원(1돈당 19만2637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4년 3월 시장이 개설된 이후 최고 높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