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취임 1주년… 한층 젊어진 LG그룹 '안정' 무게 전망 달리 과감한 경영행보 보여와복장 자율화 등 격식 벗어나 자유로운 조직문화 구축
  • ▲ 구광모 LG그룹 회장
    ▲ 구광모 LG그룹 회장
    40대 총수 구광모 회장 등장 이후 한층 젊어진 LG그룹 행보에 재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구광모 회장이 지난 1년간 보인 공격적인 경영행보는 LG그룹의 이전 모습과 확연히 다른 분위기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오는 29일 취임한 지 1주년을 맞이한다. 

    구광모 회장은 지난해 6월 29일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통해 고(故) 구본무 회장의 뒤를 이어 그룹 총수의 자리에 올라섰다. 40대의 젊은 총수 시대를 알리는 파격 인사였다. 

    구 회장은 2004년 이후 후계자 수업을 받아오는 등 준비된 총수였다. LG그룹 창업주인 구인회 회장 때부터 강조된 '현장중심 경영' 이념에 충실하며 후계자 과정을 거쳤다. 

    이와 달리 당시 LG그룹 안팎에서는 상대적으로 기대보다는 우려가 컸다. 재계 서열 4위의 그룹을 이끌어야 한다는 무게감과 함께 향후 30년을 이끌 먹거리 구축에 부담감이 상당할 것으로 분석됐다. 때문에 구 회장은 변화보다 안정에 무게를 둘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구 회장의 지난 1년간의 경영행보는 이 같은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 오히려 구 회장의 결단력과 공격적인 경영 스타일로 LG그룹이 확 달라졌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LG그룹은 전통적으로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널 만큼 보수적인 기업으로 꼽혔지만 최근 행보만 놓고 보면 이런 색깔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대표적인 상황이 LG화학의 배터리 소송이다. LG화학은 국내 업체를 상대로 리튬배터리 기술 관련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제기했는데, 업계에서는 이례적으로 받아들였다. 그간 대내외 문제에 조용히 대처하던 상황과 정반대 모습이 연출됐기 때문이다. 새로운 그룹 문화가 형성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또한 지난 4월 LG전자가 국내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베트남으로 이전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파격적인 결단으로 여겨졌다. LG유플러스가 공격적인 보조금 정책을 통해 5G 이동통신 시장에서 점유율 확보를 노린 것도 그룹의 공격적인 분위기로 해석된다.

    인수합병(M&A)에서 보인 과감한 결단도 그동안 LG에서 볼 수 없는 부분이다. 

    구 회장이 회장 자리에 오르기 바로 직전 추진을 시작한 LG유플러스의 CJ헬로비전 인수건과 함께 LG전자의 오스트리아 전장업체 ZKW 인수 등은 LG그룹의 역사상 기록에 남을 만한 수준의 대규모 M&A로 꼽힌다. 

    격식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조직문화 구축도 확 달라진 풍경 중 하나다. LG그룹은 작년부터 계열사별로 완전 복장 자율화를 정착시키며 격식에서 벗어난 문화 조성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태다. 

    구성원들의 자율성과 주도성,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장려하기 위한 '살롱' 문화도 도입했다. 살롱은 음악·미술·문학 등 다양한 분야를 자유롭게 토론하는 사교모임 장소를 뜻한다. 연구원들이 소속이나 직급에 상관없이 자신의 생각과 지식을 나누고 문화활동을 즐기는 등 업무공간에서 탈피해 자유로운 소통을 즐기며 창의적으로 생각할 수 있도록 했다. 

    재계 관계자는 "오는 29일 구 회장의 취임 1주년이 된다"며 "전반적으로 그룹 전반에 새로운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는 상황"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