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온라인 결제한도 월 50만원→1000만원시민단체, '사행성 조장' 우려 반대 목소리 높여 업계, 동향 예의 주시 속 "합리적 계획 선보일 것"
  •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PC온라인게임 월 결제한도가 폐지되면서 사회적 문제 유발 가능성을 두고 갑론을박이 뜨겁다.

    지난달 문화체육관광부의 결제한도 폐지 결정에 이어 최근 한국게임산업협회 차원의 자가한도 시스템 가이드라인까지 공개됐지만, 사행성 조장 등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면서 국내 게임사들은 눈치보기 흐름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그간 월 50만원으로 제한된 성인의 PC온라인게임 결제한도가 16년 만에 폐지되면서 이달을 기점으로 다수의 게임사가 자가한도 시스템 적용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앞서 한국게임산업협회는 이용자들이 게임 관련 지출을 스스로 관리할 수 있는 자가한도 시스템의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성인의 경우 본인 인증 절차를 거쳐 월 1000만원 내에서 결제한도를 조정(월 2회)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 골자다. 다만 청소년은 기존 월 7만원의 결제한도를 유지한다.

    강신철 한국게임산업협회장은 "성인 이용자의 PC온라인게임 월 결제한도 폐지가 어려운 환경에 있는 국내 게임업계에 새로운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며 "자가한도 시스템을 통해 이용자 사이에서 스스로 선택에 근거한 합리적인 게임 소비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기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결제한도가 대폭 상향 조정되면서 수년간 실적 악화를 겪어온 게임업계는 수익 개선에 긍정적 영향이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선 넥슨과 엔씨소프트, 펄어비스 등 PC온라인게임 비중이 높은 게임사의 실적 고성장세를 점치는 분위기다.

    각 게임사들도 신중한 내부 검토를 통해 기존 결제한도 시스템을 합리적인 방향으로 변경한다는 계획이지만, 당분간 구체적인 내용을 내놓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간 결제한도의 주된 근거로 작용해 온 사행성 조장에 대한 우려가 또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며 결제한도 폐지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거세지자 몸 사리기에 나선 분위기다.

    건전생활시민연대 등 20여개 단체로 구성된 게임이용자보호시민단체협의회는 문화체육관광부의 결제한도 폐지 결정 직후 이를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협의회는 "결제한도 폐지는 게임중독의 확산 및 확률형 아이템을 반대하는 대다수 국민들의 뜻에 반하는 결정"이라며 "(게임사들이) 현재 모바일게임에서도 결제한도 제한 없이 영업을 잘하고 있으면서 온라인게임의 결제한도 폐지까지 요구하는 것은 일말의 양심도 없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결제한도 폐지 결정 철회를 요구하며 뜻을 함께 하는 시민단체들과 반대 운동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업계 내에서도 이번 PC온라인게임 결제한도 폐지에 따른 지나친 과금 유도 가능성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현재 다수의 게임사가 모바일게임의 대표 수익모델(BM)로 확률형 아이템을 설정, 사행성 논란을 야기하고 있는 만큼 향후 신규 과금 정책 마련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현재 대형 게임 3사와 대표 중견게임사 가운데 결제한도 폐지와 관련한 계획을 밝힌 곳은 넥슨과 스마일게이트 등이 전부다. 양사는 이달 중 자가한도 시스템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10년 넘게 이어져 온 암묵적 규제가 폐지됐지만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등 부정적 이슈로 게임사들도 당장 결제한도 시스템 변경에 나서긴 어려운 상황"이라며 "일부 시민단체 등이 아직까지 확률형 아이템 등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만큼 당분간 동향 파악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