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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이 상반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주택 부문 매출 침체와 토목, 플랜트 부문의 부진이 지속되면서다. 재매각을 염두에 둔 시점에서 재무안정성마저 업계 최하위를 기록했다. 여기에 부동산 경기 침체에 미분양 물량도 적체되고 있다.
29일 반기보고서 분석 결과 연결 기준 대우건설은 매출 4조2617억원, 영업이익 2002억원의 영업성적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매출(5조6167억원) 24.1%, 영업이익(3437억원) 41.7% 각각 감소한 수준이다.
주택매출 감소 영향과 해외 현장의 추가원가 발생, 일회성 비용 반영 등으로 부진한 영업성적을 이어갔다.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건축주택 부문의 경우 지난해 정부의 부동산 규제 등으로 분양 일정이 지연되면서 매출이 2조6454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3조4683억원보다 23.7% 줄어들었다. 영업이익도 3956억원에서 2523억원으로 36.2% 감소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2017년 상반기 4693억원 이후 2년 연속 줄어들었다.
토목 부문 역시 2년 연속 영업이익 감소세를 이어갔다. 카타르 E-Ring 도로에서 공사 중 장애물 발생과 우회도로 공사 관련 비용 600억원을 선반영하면서 추가원가가 발생하면서다. 상반기 기준 2017년 84억원에서 지난해 24억원으로 감소했으나, 또 다시 손실이 발생하면서 영업손실이 680억원까지 늘어났다.
플랜트 부문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자잔 프로젝트에서 418억원이 환입됐음에도 15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3년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상반기 기준 2016년 783억원, 2017년 9억원, 지난해 774억원, 올해 156억원을 기록하면서 4년간 영업손실이 모두 1723억원에 달했다.
이밖에 사내복지기금 출연 60억원, 본사이전비용 40억원, 주택 브랜드 '푸르지오' 리브랜딩 비용 30억원 등 일회성 비용 130억원이 반영되면서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는 영업성적을 기록했다.
부진한 영업성적은 경쟁사에 비해서도 열위에 있다. 영업이익률이 지난해보다 1.42%p 감소한 4.69%를 기록하면서 시공능력평가 상위 9개 건설사의 평균 이익률 5.39%를 하회했다. 대우건설보다 이익률이 낮은 곳은 포스코건설(1.91%)과 삼성물산(2.12%) 두 곳에 불과하다.
상황이 이렇자 증권가에서도 대우건설의 연간 실적 전망이 지난해보다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주요 증권사의 실적 전망치 분석 결과 대우건설의 연간 매출액은 8조7705억원, 영업이익 4577억원으로, 지난해보다 매출액(10조6054억원) 17.3%, 영업이익(6287억원) 27.1%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A금융투자 건설 담당 연구원은 "반복되는 실적 부진은 분명히 실망스러운 요소"라며 "실적을 이끌어 온 주택 부문의 매출 감소로 역성장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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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매각을 염두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내실을 다져야 하는 입장이지만, 재무성과 역시 크게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부채비율은 301%로, 지난해보다 26.4%p 낮아졌지만, 2017년 318%에 이어 3년 연속 30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대형건설 9개사 중 유일하게 300%대를 기록 중이다. 9개사 평균 부채비율은 114%다.
차입금의존도 역시 지난해보다 8.64%p 개선됐지만 78.9%로, 9개사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9개사 평균 의존도는 23.0%다. 13.3%p 높아진 유동비율(124%)도 9개사 평균 143%을 밑돌았다.
계속해서 발생하는 손실 등에 따른 불안한 영업성적으로 재무구조가 안정적이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이 2017년 상반기 5519억원에서 지난해 834억원으로 급감한 데 이어 올해는 -876억원으로 돌아섰다.
부진한 영업성적과 재무성과 외에 리스크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시장에서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보유 완성주택 규모가 1363억원에서 1669억원으로 22.4% 증가했다. 해당 계정을 공개하지 않은 삼성물산, 포스코건설을 제외한 7개사 중 가장 많다.
업계 한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 이후 최근 발표한 분양가상한제 민간택지 확대 적용까지 2년3개월여 동안 14차례에 걸쳐 대책을 발표하는 등 전방위 압박을 가하고 있는 가운데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의 증가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며 "특히나 올 들어 리브랜딩까지 한 상황에서 보유 완성주택 규모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경우 브랜드 이미지에도 적잖은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