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OLED 밀리자 삼성 QLED 비방모드 돌입 공식 기준 없는 8K 들먹여 '소비자 혼란만' 가중근거 없는 비난 등 '소모적 논쟁' 끝내야
  • LG가 단단히 뿔났다. 계열사 LG디스플레이의 경영악화를 무릅쓰고 'OLED TV'를 야심차게 준비했건만 옆동네 삼성의 벽을 넘기는커녕 점유율이 '더블 스코어'로 벌어졌으니 억울할 법하다.

    삼성전자는 'QLED TV'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14년 연속 1위 사수를 향해 질주하고 있다. 올 2분기 점유율은 31.5%로, 이 기간 16.5%를 기록한 LG전자를 가볍게 따돌렸다.

    스마트폰사업의 장기 부진 속에서 생활가전과 함께 LG전자의 실적을 지탱하고 있는 TV사업(HE)은 2년 연속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올 상반기 매출 7조6949억원에 그쳤다.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 수준인 5521억원으로 떨어졌다.

    차세대 기술이라고 자신하던 OLED가 LCD TV인 삼성 QLED에 눈에 띄게 밀리면서 위기의식을 느낀 LG전자는 반전의 카드가 필요했다. 하지만 뾰족한 수는 없었다.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 못했을 뿐인데 무슨 방도가 있으랴.

    LG전자는 결국 QLED 흠집내기로 가닥을 잡았다. 그리고 트집 잡을 건수를 찾았다. 삼성의 8K 기술이 기준 미달이라는 것이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8K TV가 '시기상조'라며 회의적 시각을 보였던 LG가 말이다.

    'IFA 2019'에서 선전포고를 한 LG는 한국에 들어와서 '기술설명회'라는 명목으로 삼성을 집중 공격했다. LG전자는 삼성의 QLED TV 기술을 "LCD TV에 퀀텀닷(QD) 필름 한장만 입혔을 뿐"이라며 평가절하하더니 일반인이 이해하기 어려운 수식을 들이밀면서 화질선명도(CM)의 정의를 설명했다. 인접한 한 픽셀 넓이의 흑·백 라인이 얼마나 눈으로 잘 구분되는지를 정량적으로 정의한 지표라고 한다.

    하지만 이같은 정의는 흑백 TV가 태동하던 구한말 시대 기준이다. 당시에는 흑백 명암비가 화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지만, 100여년 가량 지난 현재에도 같은 잣대를 들이밀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설명이다.

    자연스럽게 8K에 대한 기준 또한 정립된게 없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국내 디스플레이협회나 학계에서는 8K와 관련해 일반적인 정의가 있지 않아 삼성 TV가 8K가 아니라고 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고 얘기한다. 이런 상황에서 LG전자는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8K 협회'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

    글로벌 TV 시장에서 1·2위를 겨루는 삼성과 LG의 화질은 최고 수준으로 올라왔다. 실제 LG전자는 QLED TV와 비교 시연하는 자리에서 현미경까지 동원하기도 했는데, 이는 육안으로 화질 우위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TV 화질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소비자들은 크기, 가격, AS, 브랜드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한 후 제품을 구매한다. 그리고 현재까지 삼성의 TV가 LG보다 더 많은 선택을 받으며 우위를 점하고 있는 형국이다. LG의 답답한 심정은 이해가 가지만 삼성을 향한 근거 없는 비난은 소비자와 시장의 혼란만 가중시킬 수 있다. 소모적 논쟁을 뒤로하고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내부 마케팅 강화에 힘을 쏟아야 할 때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