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의 땅: 듀랑고' 서비스 종료 선언올해 신작 프로젝트 및 게임 서비스 중단 잇따라기업가치 제고 집중… 게임 생태계 악영향 우려도
  • 넥슨이 '선택과 집중' 행보를 가속화하며 안정적 수익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 8월 PC온라인 게임 '페리아연대기' 개발을 전격 중단한 데 이어 최근에는 독창성을 인정받아 온 모바일 게임 '야생의 땅: 듀랑고'의 서비스 종료를 선언한 상태다.

    일각에선 올해 잇따른 신작 프로젝트 및 게임 서비스 종료를 두고 넥슨의 '다작(多作)' 행보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지난 16일 듀랑고의 서비스 종료를 확정했다. 지난해 1월 정식 서비스를 실시한 지 약 2년 만이다. 

    듀랑고는 넥슨코리아와 왓 스튜디오가 5년의 개발 기간을 거쳐 선보인 모바일 게임으로, 탐험·채집·건설 등 독창적 콘텐츠를 통해 게임성에 대한 높은 평가를 얻었다.

    지난해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는 국무총리상인 최우수상을 비롯해 기술창작상 기획·시나리오 분야, 그래픽 분야 등 3관왕을 차지한 바 있다. 회사 측은 서비스 종료와 관련해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진 않았지만, 업계에선 게임성에 비해 다소 저조한 매출 성적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현재 듀랑고의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 매출 순위는 각각 300위, 200위권 밖으로 밀려난 상황이다.

    듀랑고를 비롯해 올해 넥슨이 서비스를 종료한 타이틀과 개발을 중단한 신작 프로젝트는 1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4월 모바일 게임 '히트'와 'M.O.E.(마스터 오브 이터니티)'의 서비스 종료를 시작으로 PC온라인 게임 '니드포스피드 엣지'와 '배틀라이트', '어센던트 원'의 서비스도 연이어 중단했다.

    신작 프로젝트의 경우 지난 7월 넥슨레드의 '제노 프로젝트'에 이어 8월에는 네오플 산하 스튜디오42의 해산에 따라 '데이브'와 '네 개의 탑' 등 개발 프로젝트도 접었다.

    특히 8년 간 수백억원의 비용을 투입해 제작해 온 PC온라인게임 '페리아연대기'의 개발까지 중단하는 등 현재 자사 게임 및 신작 프로젝트 라인업 정리 작업에 한창인 모습이다.

    올 초 진행한 매각 작업 불발과 넥슨코리아의 아쉬운 성적 등에 따라 '새 판 짜기'를 통해 기업 가치 제고에 나서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실제 넥슨코리아는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영업손실 128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기존 넥슨의 다작 행보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사업조직 개편 등을 통해 수익성 강화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인기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신작 개발에 힘을 쏟을 것이라는 분석에도 무게가 실린다.

    일부 관계자들은 그간 넥슨이 창의성을 강조한 게임 개발에 많은 시도를 이어온 점에 비출 때 국내 게임 생태계 확대에도 향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넥슨의 행보는 혁신보다는 안정에 중점을 두는 모습"이라며 "듀랑고와 같이 독창성을 갖춘 게임들에 이전 만큼 투자가 이어질 지는 미지수"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