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3사, LNG운반선 외 셔틀탱커, 특수선 수주 진력경쟁력 입증… 내년 수주 기대감
  • ▲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초대형 LPG운반선.ⓒ대우조선해양
    ▲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초대형 LPG운반선.ⓒ대우조선해양
    국내 조선업계가 연말을 맞아 연간 수주목표 달성을 위한 막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특히, 가스 운반선을 비롯해 다양한 고부가 선박 중심으로 수주에 나서면서 선종 다양화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조선 3사(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는 글로벌 LNG운반선 발주 시장에서 수주를 독식했을 뿐만 아니라 원유운반선과 셔틀탱커, 특수선 등 다양한 고부가 선박을 수주하면서 부활의 기지개를 켜고 있다. 

    이는 그동안 환경규제 영향으로 관망세를 이어오던 선주들이 서서히 선박 발주를 재개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한 국내 조선업계가 다양한 선종에서 수주 낭보를 울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최근 들어 LNG운반선 이외에서도 수주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아시아 소재 선사로부터 셔틀탱커 3척을 총 3억달러(3554억원)에 수주했다. 셔틀탱커는 왕복 운항에 특화된 원유운반선으로 해상의 드릴십(원유시추선)이나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FPSO)에서 생산한 원유를 육상 터미널로 운송하는 작업을 담당한다.

    이에 앞서 특수선 분야에서도 수주를 이어갔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10월 방위사업청과 총 6766억원 규모의 '광개토-III Batch-II 상세설계, 선도함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광개토-lll Batch-ll 함정은 대한민국 해군이 도입하는 차세대 이지스함 3척 중 첫 번째로 현대중공업이 울산 조선소에서 건조해 오는 2024년 11월 인도할 예정이다.

    대우조선해양도 올해 잠수함을 5척(창정비 1척 포함) 수주하며 특수선 분야에서 명성을 이어갔다. 대우조선해양은 방위사업청과 1조1130억원 규모의 '장보고-III 2차사업 선도함의 설계 및 건조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2012년 약 1조7000억원 규모의 장보고-III 1차사업을 수주한 대우조선해양은 현재 2척의 잠수함을 건조 중에 있다. 

    이 외에도 대우조선해양은 2015년 이후 4년만에 LPG운반선을 수주하기도 했다. 이번에 버뮤다 소재 아반스가스로부터 수주한 LPG운반선은 9만1000㎥급 초대형 LPG운반선으로 LPG 이중연료 추진 장치가 적용된 친환경 선박이다. 이들 선박은 옥포조선소에서 건조돼 2022년 1분기까지 선주측에 인도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은 1억6000만달러(약 1875억원) 규모의 아프라막스급 내빙 원유운반선을 수주하며 관련 기술력을 입증했다. 내빙원유운반선은 영하 30도의 극한 환경에서 최대 70cm 두께의 얼음과 충돌해도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는 선박으로 일반 동급 선박에 비해 가격이 2배 가까이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국내 조선 3사가 올해 세운 수주 목표에는 미치는 못했으나 LNG운반선에 치우쳐 있는 주력선종을 다변화하면서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초 업계에선 LNG운반선에 치우쳐 있는 주력 선종을 다변화할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오고 있었다.

    LNG선박은 통상적으로 건조기간만 2년이나 그 이상이 걸린다. 오랜 건조시간으로 유휴설비와 인력에 대한 고정비용 부담이 커지는 만큼, 불확실성도 갖고 있다. 혹여나 주력 선종들의 발주가 감소할 경우에는 타격도 커 주력 선종 다변화가 필요하다.

    선종이 확대되면서 내년 수주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업계에선 내년 선박 발주량이 올해보다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LNG운반선 뿐만 아니라 탱커선, 컨테이너선 모두 올해보다는 내년이 좀 더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까지 현대중공업그룹은 연간 수주 목표량인 159억달러의 약 74%를 달성했다.  대우조선해양의 수주 목표 달성률은 73%가량이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목표량인 78억달러의 91%를 채우면서 국내 조선 3사 중 가장 먼저 목표를 달성할 확률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조선 3사의 올해 수주목표 달성은 어려울 수 있으나, 선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 점은 긍정적"이라며 "기존 LNG운반선에 치우쳐 있는 주력 선종을 다변화해 여러 방면에서 수주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