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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투자가 내달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연내 초대형 투자은행(IB) 대열에 합류함에 따라 올해도 이를 발판으로 한 성장세가 기대되고 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투자는 약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3월 내 완료하고,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조건을 갖추면 초대형 IB 신청을 진행할 계획이다.
하나금융지주는 하나금융투자에 4997억3000만원 규모의 운영자금을 조달하는 주주배정증자 방식의 유상증자를 지난 4일 결정했다.
앞서 지난 2018년 3월과 12월에 각각 7000억과 5000억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기자본 3조원 요건을 달성, 지난해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지정받았다. 이번 증자까지 포함하면 1분기 내에 초대형IB 요건인 자기자본 4조원을 충족하게 될 예정이다.
하나금융투자는 발행어음 등 신규 사업은 관련 조직 및 인력 확보 등을 고려해 신청 시기를 조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간 자기자본 4조원 확보에 대한 갈증이 높았던 만큼 향후 하나금융투자는 발행어음 사업자 인가 획득을 통해 수익 다각화까지 꾀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하나금융투자가 초대형 IB 도약을 통해 자본력을 바탕으로 IB 영업력을 확대함으로써 올해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하나금융지주가 지난 4일 공시한 '2019년 경영실적'에 따르면 하나금융투자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803억원으로, 전년도 1521억원보다 84.3% 상승했다.
2018년 1조원이상의 증자를 바탕으로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지정 첫 해의 실적으로, 자본 확충을 통해 하나금융투자의 IB 영업력 시장 지위가 급성장하면서 트레이딩 부문 실적 개선을 통해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하나금융투자 측은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지정 이후 자본 확충을 통해 IB 빅딜 참여, 금융주선 확대, OTC 발행 등 IB 및 S&T 부문을 중심으로 영업을 강화해왔다고 밝혔다. 실제 IB부문 순영업이익 비중은 2016년 11%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3분기기준 40%로 껑충 뛰어올랐다. 이번 유상증자 추진 배경 역시 자본력과 시너지를 내는 IB 부문의 괄목할 만한 성장과 무관치 않다.
최근 하나금융투자는 IB 부문을 확대함으로써 경쟁력을 공고히하도록 운영 측면의 준비 작업도 마쳤다. 초대형 IB로 도약하는 데 필요한 효율적인 조직 운영을 위해 기존 IB그룹을 2개그룹으로 재편해 각각 전문성에 맞춰 전통적인 기업금융 업무, 대체투자·부동산영역 업무를 담당하도록 했다. 본격적인 유상증자 단행 전 2개본부 100여명이던 IB 인력은 2년 새 7개본부 300여명에 달하는 수준으로 커진 상태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초대형 IB 진입으로 영업 확대를 통한 수익 성장 가속화의 기반을 마련하고 강화되고 있는 규제 비율 충족 등 개선을 통한 영업경쟁력 강화를 기대한다"면서 "나아가 하나금융그룹 비전 2025 전략 목표인 비은행 비중 30% 달성 및 당사의 중장기 전략인 상시 ROE 10% 이상, 그룹내 이익 비중 20% 이상 등 중장기 목표를 달성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초대형 IB 진입을 통해 업계 내 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신흥시장 지분참여 등 글로벌 사업 확대, 최근 감독당국의 규제 비율 등의 강화에 선제적으로 준비하려고 한다"고도 했다.
당장 발행어음 시장 진출이 늦어지더라도 이번 증자 효과는 충분히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자기자본 확대를 통해 자본 적정성을 높일 수 있고 높아진 부동산 채무보증액 한도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하나금융투자의 IB 실적 향상에 주목하는 한편 올해 초대형 IB 진출과 활약을 통해 전체 지주사의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계열사 중 하나금투는 IB부문 이익의 대폭적인 확대로 연간 순익이 2803억원을 기록해 84.3%나 증가한 점은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라고 말했다.
김도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나금투는 증자 완료 시 초대형 IB 지정 요건을 갖추며 발행어음 업무가 가능해진다"면서 "올해 은행업종의 마진 하락과 감익이 불가피하고 증권사의 그룹 내 이익 기여도가 10%대로 확대된 상황에서 하나금투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는 금융지주의 수익성 방어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KTB투자증권 김한이 연구원은 "(지난해 하나금융지주 실적에서) 하나금융투자 중심의 비은행부문 이익증가는 긍정적"이라면서 "지난해 은행에서 일회성 이익이 컸고 금리인하 압력에 따른 이자이익 감소와 신탁수수료 감소가 불가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실적의 관건은 하나금융투자의 증익 폭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