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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뜩이나 정부 규제때문에 거래자체가 줄어든 상황에서 코로나19까지 퍼지면서 사실상 영업을 못하고 있어요. 중개업을 한지 10년동안 이런 적이 없었네요."(서울 양천구 목동 J공인중개소 대표)
정부가 서울집값을 잡기 위해 내놓은 '12·16부동산대책'과 코로나19 사태 확산으로 서울아파트 '거래절벽'이 심화되고 있다. 통상 이맘때쯤 신학기로 인해 몰리던 전월세거래도 크게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이달부터 주택거래시 자금출처 조사가 강화되는데다 코로나19마저 잡힐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역대급 거래절벽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의 2월 아파트 매매량(계약일 기준)은 현재까지 3827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12.16대책이 발표된 지난해 12월 9593건의 40%에 불과한 수준이다.
지난 1월(5970건)에 비해서도 35% 줄었다. 특히 올해는 설 연휴가 1월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급격히 떨어진 수치다.
지난달 전월세 거래량도 지난해 12월(1만6420건)의 절반 수준인 8796건으로 줄었다. 통상 매매 거래량이 줄어들면 전월세 거래량이 느는데 이마저도 통용되지 않고 있다.
성수기로 꼽히는 2월 부동산 시장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이유는 정부 규제와 코로나19 여파가 반영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사람이 많이 오가는 부동산 중개업소 방문을 꺼리는데다 집주인들도 집을 보러 오는 것을 거부해 거래 자체가 종적을 감췄다는 게 공인중개소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강서구 염창동의 한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이 계속되면서 문의도 완전히 끊긴 상황"이라며 "간혹 매수자들이 집을 보러 가고 싶다고 해도 집주인들이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방문을 거절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매도·매수자간 관망세에 따른 거래절벽이 한동안 심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게다가 이달부터 부동산실거래법 개정안에 따라 투기과열지구에서 3억원 이상 주택 거래시 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하던 것을 조정대상지역까지 확대한다. 그외 지역은 6억원 이상 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하도록 규제를 강화했다. 사실상 서울은 '거래허가제'나 다름없는 것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실물경기 악화 역시 거래절벽을 가속화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12·16대책, 2·20대책 등 정부 규제와 코로나19 여파로 거래시장이 한산하다"며 "자금조달계획서 등 증빙서류 제출이 강화됐기 때문에 당분간 거래시장 위축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