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주총서 물적 분할 확정… 현대로보틱스 독자 설립전세계 산업용 로봇 2022년 58만대… 매출 1조 청신호
  • ▲ 현대로보틱스가 개발·제작한 협동로봇.ⓒ현대중공업
    ▲ 현대로보틱스가 개발·제작한 협동로봇.ⓒ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그룹의 차세대 먹거리인 로봇사업 부문에 기대감이 모아지고 있다. 독립을 앞둔 현대로보틱스가 향후 국내 로봇시장 성장세에 힘입어 장기적인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이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지난해 12월 이사회를 통해 로봇사업에 대한 물적 분할을 결정했다. 오는 25일 주주총회를 거쳐 이를 확정해 5월 신설법인인 현대로보틱스를 독자적으로 설립할 계획이다. 이번 분할로 현대로보틱스는 로봇 전문기업으로서 명확한 정체성과 독립성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현대로보틱스는 1984년 현대중공업 내 로봇사업팀으로 시작해 자동차 제조용 로봇, 액정표시장치(LCD) 운반용 로봇 등을 개발했다. 지난 2017년 4월 현대중공업그룹 지배구조 개편으로 지주사에 편입됐다가 이번에 독립하게 됐다.

    새출발을 앞둔 상황에서 시장 전망도 긍정적이다. 전세계 산업용 로봇 시장은 2011년 이후 지난해까지 평균 성장률이 15.8%인 것으로 나타났다. 오는 2022년 산업용 로봇 수요는 2019년에 비해 38.7% 늘어난 58만대 수준으로 전망되고 있다. 앞으로 3년간의 평균 성장률은 12.9%로 관측된다. 

    산업용 로봇 시장은 국가별로 비교해 중국, 미국, 일본, 한국, 독일 등 총 5개국이 세계 시장의 74%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과 독일이 성장률 20%에 육박하는 호조세를 보이고 있으나, 지난 10여년간 아시아 지역 국가들의 성장세 역시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노동자 1만명당 산업용 로봇의 설치 대수는 유럽이 114대로 가장 많고 미국이 99대, 한국은 91대이다. 특히 독일은 한국보다 산업용 로봇 시장규모가 작지만, 근로자 1만명당 산업로봇 설치대수는 더 높다. 이에 따라 한국 로봇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매우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대로보틱스 목표 달성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현대로보틱스는 로봇사업 매출을 2024년 1조원까지 늘리고 신규사업 매출도 3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글로벌 톱5'에 진입해 일본, 독일 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기술 개발도 본격화되고 있다. 최근에는 전자산업을 공략하기 위한 소형고속핸들링 로봇 HH7을 양산하기 시작했으며, 협동로봇 YL012의 제품개발을 마무리하고 세계적인 디자인상 중 하나인 독일 '레드닷 어워드 2019'에서 제품디자인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다양한 로봇과 솔루션 뿐만 아니라 스마트팩트리와 스마트조선소도 구축할 계획이다. 스마트팩토리 사업은 내년부터 연간 수주액 1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로보틱스는 국내 물류시스템 전문기업과 합작법인을 설립해 스마트물류자동화 시장을 선점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올해부터는 해외 시장 확대에도 집중할 예정이다. 현대로보틱스는 지난 2018년 세계 최대 로봇시장인 중국에 진출했고, 지난해 전년 대비 4배 이상 오른 3000만 달러의 수주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로보틱스는 내년 초 유럽지사를 설립해 이를 기반으로 해외 진출을 적극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과 유럽과의 경쟁을 따라잡기 위한 산업용 로봇에 대한 투자가 한국에서 앞으로 많이 일어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산업별로는 자동차와 전자IT산업의 투자가 늘어날수록 현대 로보틱스가 함께 성장하는 모습이 예상된다"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