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이사가 의장 맡도록""외국인 사외이사도 선임 계획""유증 혼란 진심으로 사과""주총 승리해 회사 지켜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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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이 2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전격 철회했다. 아울러 최윤범 회장은 이사회 의장을 내려놓고, 외국인 사외이사를 선임키로 하는 등 지배구조를 선진화하기로 했다. 초심으로 돌아가 주주 설득에 나선 모습으로, MBK의 적대적 인수합병(M&A)을 반드시 막아낸다는 각오다.13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반공모 유상증자 추진 과정에서 발생한 시장 혼란과 주주, 투자자 우려에 대해 겸허한 마음으로 진심을 담아 사과한다”며 “이사회의 독립성 강화, 소액주주 보호와 참여를 위한 방안을 추진해 주주와 시장의 목소리에 더욱더 귀를 기울이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시장 혼란, 주주 우려 겸허한 마음으로 수용"고려아연은 이날 오전 임시 이사회에서 지난달 30일 결의했던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철회하기로 했다. 전체 발행주식의 20% 규모의 보통주 373만2650주를 주당 67만원에 일반공모 형태로 신규 발행하면서 이 가운데 20%를 우리사주조합에 배정할 예정이었다. 이 경우 최 회장 측은 우호 지분 3~4%가량을 확보할 수 있다.그러나 이 같은 결정이 발표되자 시장에서는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MBK 연합에 대항한 자기주식 공개매수 종료 시점(지난달 23일) 이후 일주일 만에 유증 결정이 발표된 데다, 대다수 자금을 차입금 상환에 쓴다고 밝히면서 돈은 회사가 빌리고 주주에게 빚을 갚게 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최 회장은 유증 철회에 대한 배경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고려아연은 공개매수 종료 이후 주가가 안정화될 것이란 예측과는 다르게 주가가 급등하고, 유통물량 감소로 시장 불안전성이 극도로 심화함에 따라 유증을 통한 유통 주식물량 증대로 주주기반을 확대, 경영권 분쟁으로 이원화된 소유구조를 분산해 국민기업으로 전환한다는 목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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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회장은 “그러나 일반공모 유증 공시 이후 시장 상황 변화에 대한 주주분들과 기관투자자, 시장의 우려 등 제반 사정 변경이 발생했고 일반공모 관련 신고서에 대한 정정요구도 있었다”며 “이에 이사회는 지속해서 시장과 주주의 의견을 경청하면서 증권신고서 정정과 철회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신중하게 재검토한 끝에 철회라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이어 “이러한 시장 반응과 사정 변경은 당초 일반공모 유증을 추진할 당시 회사와 이사회가 합리적으로 예측하기 어려웠던 상황이었다”면서도 “이로 인해 초래된 시장 혼란과 주주분들의 우려를 겸허한 마음으로 수용하고,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초심으로"…주주 신뢰 강화로 경영권 방어고려아연은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최 회장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을 예정이다.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에 이어 독립적인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도록 함으로써 이사회의 독립성을 한층 강화한다. 이를 위해 향후 주주총회에서 정관 변경을 진행할 계획이다.또한 이사회의 다양성과 주주 소통 강화를 위한 방안도 추진한다. 우선 비철금속 세계 1위라는 위상과 글로벌 스탠다드를 고려해 외국인 주주와 해외 투자자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외국인 사외이사를 선임할 예정이다.시장과 주주 의견을 경청하고, 가감 없이 이사회와 경영진에 전달하는 IR전담 사외이사를 두는 방안도 적극 검토한다. 국제적인 네트워크와 다양한 시각이 고려아연 미래 성장의 밑거름이 되고, 주주와 투자자들의 목소리가 의사결정 과정에 구조적으로 반영되도록 하겠다는 취지다.주주 친화와 환원 정책도 강화한다. 고려아연은 주주에게 정기적인 수익을 제공해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도록 분기배당 도입을 추진한다. 배당 기준일 이전 배당을 결정해 예측 가능성도 높인다. 중간 배당 도입 약 1년 만에 새로운 배당 정책을 내놓은 것으로, 주주들은 앞으로 더욱 예측 가능한 배당 수익 기반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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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액주주 보호와 참여를 강화하는 노력도 병행한다. 지배주주와 소액주주의 이해가 상충되는 사안에 대해 소액주주의 의사와 여론이 적극 반영되도록 ‘MoM(Majority of Minority, 비지배주주 다수결 동의제)’을 정관에 추가한다. 국내에서는 관련 법제화가 이뤄지지 않았으나, 고려아연은 MoM과 동일한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정관을 변경할 계획이다.◆"소액주주가 '캐스팅보트'…올바른 선택 믿어"고려아연은 이러한 지배구조 개편을 통한 ‘정공법’으로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과 발전, 비전을 지지하는 주주들로부터 신뢰와 지지를 끌어내고,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적대적 M&A로부터 국가기간산업과 고려아연을 지켜낸다는 각오다.최 회장은 “고려아연은 국가기간산업으로 국가경제에 이바지해야 하고 장기적인 관점과 안목, 성장성을 지키고 우리나라 경제의 주춧돌로서 기여해야 한다는 점에 모두 동의하실 것”이라며“회사의 장기적인 성장과 발전을 믿고 합리적 선택을 해오신 주주분들과 함께 다가올 주주총회에서 승리해 회사를 지켜내겠다”고 강조했다.영풍은 석포제련소 조업정지 60일 확정판결을 받은 데 이어 최근 환경 점검에서 또다시 위반 사항이 적발돼 추가 조업정지 10일 처분을 받았다. MBK는 잇따라 주요 공적자금 위탁운용사 선정에서 탈락하며 시장의 신뢰를 크게 잃었다는 분석이다.이러한 이들의 적대적 M&A를 저지하는 것이 고려아연의 기업가치와 경쟁력을 지키는 유일한 길이자, 국가기간산업으로 대한민국 경제와 국민을 위한 길이라는 게 고려아연의 입장이다. 투자자들 대다수도 ‘누가 경영할 때 옳은가’를 두고 결정할 때 고려아연의 손을 들어줄 것이란 판단이다.최 회장은 “MBK 측과의 지분 격차가 5%p로 벌어졌다고 보도되고 있지만, 판을 흔들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며 “임시 주총이 열린다면 많은 소액주주와 기관투자자, 외국인투자자들 모두 투표에 참여해 주실 것으로 생각한다. ‘캐스팅보트’를 쥔 그분들이 고려아연이 나아갈 올바른 방향을 두고 결정해주실 것”이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