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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외부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검사업무에 대한 금융회사의 입장을 질의한 것인데 10점 만점에 8점이라는 고득점을 받았다.
이에 대해 금융회사는 황당하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일단 설문조사 기간을 문제 삼았다.
설문조사를 담당한 한국리서치는 지난해 10월 1일부터 15일까지, 약 보름 동안 637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했다.
이 기간은 국정감사 기간으로 금융회사가 금감원에 대한 평가를 제대로 답하기 어렵다는 게 금융권 이야기다.
또 금감원의 업무평가 시기는 2018년 하반기부터 2019년 상반기까지로, 이후에 발생한 DLF, 키코, 라임 사태와 같은 현 시국을 반영하지 못한 것도 문제란 지적이다.
금융위원회도 금감원에 대한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대국민 설문조사를 실시하려고 했지만 끝내 흐지부지한 상황이다.
당초 실시하려던 ‘금감원 주요 업무 설문조사’ 명칭을 ‘금감원 고객만족도 조사’로 변경하고 조사를 위한 기본설계와 관련해 연구용역 공고를 냈다.
연구용역은 2번의 유찰 끝에 수의계약으로 처리해 연구 결과를 마쳤지만 아직 공개하지 않은 상태다.
이처럼 금융감독원에 대한 조사 결과를 믿지 못하게 된 이유는 금융소비자, 금융회사 모두에게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다.
특히 키코 배상 문제는 시중은행뿐만 아니라 국책은행까지 반발하면서 공신력까지 잃었다.
라임펀드의 경우 ‘금감원 출신 전직 청와대 행정관이 문제 해결에 개입했다’는 녹음파일이 공개되며 더욱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현재 금감원은 검찰의 압수수색, 청와대 감찰, 감사원 감사까지 뭇매를 맞고 있다. 감사원은 금융회사 개별적으로 이메일을 보내 금감원 감독 분야 제도개선을 위한 의견을 3월 말까지 접수 중이다.
대체로 업계 의견을 수집할 경우 은행연합회를 통해 전달되는데 이번 사안은 익명성, 공정성을 위해 개별 연락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감사원도 금감원의 권력 남용 행태가 도를 넘었다고 판단한 것인데 감사원의 다음 행보에 이목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