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위기 함께 넘겠다"르노삼성, 공헌수당 액수 놓고 다시 평행선현대차 '주 60시간' 특별연장 차일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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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우한폐렴) 발(發) 셧다운 공포가 국내 완성차 업체를 덮치고 있다. 공장 가동이 멈추고 부품 공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생산절벽’ 위기에 직면했다.수요 위축 등 경영 환경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노사 관계가 완성차 업체 생존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사실상 임금 협상(임협) 갈등을 매듭지은 한국지엠과 그렇지 못한 르노삼성자동차 간 입장 차이가 극명하게 갈리는 분위기다. 현대자동차는 최대 주 60시간 근무를 둘러싼 노동조합(노조) 입장 조율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27일 업계에 따르면 김성갑 한국지엠 노조위원장은 최근 성명서를 내고 2019년 임협 잠정합의안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한국지엠 노사는 지난 25일 2019년 임협 잠정합의안을 마련한 바 있다. 교섭 중단 등 9개월여에 걸친 진통 끝에 이뤄낸 성과다. 기본급 동결과 성과급 미지급, 신차 구매 시 할인 폭 확대 등이 주요 내용이다.김 위원장은 “코로나19가 기업환경을 바꿔놓았다”며 “한국지엠 역시 그 공포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고 강조했다.이어 “모두가 불확실한 상황에 맞서야 하는 상황”이라며 “2019년 임협 투쟁을 신속히 마무리해야 하며 이는 2020년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을 준비하기 위해 피할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했다.김 위원장은 이 밖에 주요 수출지역인 북미 공장 셧다운과 생산 차질 등 처한 위기 상황을 전달했다.노조는 오는 30일부터 이틀간 조합원 찬반 투표를 진행한다. 현재로선 가결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새 노조 집행부가 위기 극복에 함께 나서는 등 협력 기류가 감지되고 있어서다.공헌수당을 두고 평행선을 달리던 르노삼성 노사는 협상에 다시 난항을 겪고 있다. 노조가 그간 교섭을 가로막았던 기본급 인상 요구에서 한발 물러섰으나 공헌수당 액수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견이 갈리고 있다.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XM3가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으나 해를 넘긴 노사 분규 장기화에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다만 향후 일정은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현대차의 경우 한시적으로 근무시간을 늘리는 방안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앞서 현대차는 노조에 최대 주 60시간 근무를 위한 실무협의를 제안했다. 시행 기간은 최대 3개월이다. 약 8만대의 생산 손실을 메우고 인기를 끈 대형 SUV 팰리세이드 등의 주문 대기를 해소하기 위한 차원이다.다만 노조는 주말을 반납해야 하는 만큼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며 “내부적으로 논의와 의견 진전이 더디다”고 말했다.이어 “조합원 간담회 등 구체적인 일정 역시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현대차는 미국 앨라배마 공장뿐 아니라 체코, 브라질, 러시아, 터키 공장이 코로나19 여파로 가동을 멈췄다. 해외 생산 거점 가운데 정상 가동 중인 곳은 중국 뿐이다.한 업계 관계자는 “집안 다툼을 벌여서는 생존조차 장담할 수 없을 만큼 상황이 나쁘다”며 “승자 없는 갈등보다 생산 정상화와 판매 회복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