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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C녹십자그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은 물론 진단 관련 통합 플랫폼을 구축하는 등 전방위적으로 총력을 쏟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GC녹십자그룹은 GC녹십자는 물론 자회사까지 포함하면 코로나19 치료를 위한 파이프라인만 4개에 이른다.
◆ GC녹십자, 코로나19 백신과 혈장치료제·단일클론항체치료제 개발
GC녹십자는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을 개발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가장 개발 속도가 빠른 치료제는 GC녹십자가 자체 개발 중인 혈장치료제 ‘GC5131A’로, 올해 하반기에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역시 완치자 혈액 확보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지원 사격에 나선다. 정부는 다량의 혈액이 확보될 경우 2~3개월 내에 충분히 혈장치료제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GC5131A는 코로나19 회복환자의 혈장에서 다양한 항체가 들어있는 면역 단백질만 분획해서 만든 고면역글로불린(Hyperimmune globulin)이다. 이 같은 고면역글로불린으로는 GC녹십자가 상용화한 B형간염면역글로불린 ‘헤파빅’, 항파상풍면역글로불린 ‘하이퍼테트’ 등이 있다.
이처럼 혈장치료제의 개발 속도가 빠른 이유는 오랜 기간 인체에 사용돼 온 면역글로불린제제이기 때문이다. 이미 상용화된 동일제제 제품들과 작용 기전, 생산 방법이 같아서 신약 개발과 달리 개발 과정이 간소화될 수 있다. 회복 환자의 혈장 투여만으로도 과거 신종 감염병 치료 효과를 본 적이 있다.
GC녹십자는 목암생명과학연구소와 단일클론 항체치료제도 개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확진자의 혈액에서 항체를 만드는 세포인 B세포를 분리해 코로나19의 치료용 항체 후보물질을 발굴한다. 목암생명과학연구소는 유전자재조합 기술과 단일클론 항체치료제를 개발하는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GC녹십자는 코로나19 백신도 개발하고 있다.
GC녹십자는 목암생명과학연구소와 함께 질병관리본부의 코로나19 국책 과제 ‘합성항원 기반 코로나19 서브유닛 백신 후보물질 개발’에 지원했다. GC녹십자는 서브유닛 백신 방식으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할 예정이다.
서브유닛 백신은 바이러스나 세균 등을 활용한 약독화 백신과 달리 단백질을 활용해 안전성이 확보된 백신이다. 백신의 효력을 높이기 위해 면역증강제를 함께 사용할 계획이다.
◆ 자회사 GC녹십자랩셀, GC녹십자엠에스도 코로나19 극복 동참
자회사인 GC녹십자랩셀은 자연살해세포(NK·Natural Killer)를 활용한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미국 바이오텍 'KLEO Pharmaceuticals'와 맞손을 잡았다.
GC녹십자랩셀은 자사의 NK세포치료제와 KLEO의 ARMs를 활용하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국내와 미국에서 빠르면 올 하반기에 인체 임상시험을 시작한다는 구상이다.
해당 프로젝트는 약물 재창출 연구이기 때문에 개발 기간의 단축이 가능하다. 바이러스 제거에 일차적으로 관여하는 선천면역세포를 활용하기 때문에 항체 선별과 같은 후보물질 도출이 필요 없고, NK세포 치료제를 항암제 용도로 개발하면서 안전성 자료도 있어 치료목적 임상도 타진해 볼 수 있다.
GC녹십자엠에스는 코로나19 진단 관련 통합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GC녹십자엠에스는 지난달 액체생체검사 암 진단 기업 진캐스트와 코로나19 진단시약 공동개발을 위한 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지난 7일에는 분자진단 전문 기업 엠모니터와 코로나19 진단키트 관련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지난 13일에는 체외진단 전문기업 젠바디와 코로나19 항체진단키트의 제조기술이전·생산 협력 등 포괄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GC녹십자엠에스는 진캐스트와 유전자증폭 검사법(RT-qPCR) 기반의 코로나19 진단시약인 'GCare SARS-coV-2'을 공동개발하기로 했다. 여기에는 진캐스트의 초민감도 DNA 중합효소 기술인 ‘선별적 유전자 증폭시스템(ADPS)’이 적용돼 진단의 정확성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엠모니터와는 채취부터 결과 분석을 1시간 내에 할 수 있는 코로나19 신속 진단키트 ‘이소폴로 코로나19(Isopollo® COVID-19)’의 해외 진출을 위해 상호협력하기로 했다. GC녹십자엠에스는 의료인프라가 충분히 확보되지 못한 지역·국가에 해당 제품을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GC녹십자엠에스는 해당 제품의 생산·판매를 담당하고, 기술이전을 통해 자체 제품의 신규 허가도 추진할 예정이다.
GC녹십자엠에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한 젠바디의 코로나19 항체진단키트는 한두 방울의 소량 혈액으로도 진단이 가능한 면역학적 방식의 제품이다. GC녹십자엠에스는 스위스 헬스케어 업체와 수출 계약을 논의 중이며, 향후 유럽은 물론 남미,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에도 나설 계획이다.
GC녹십자엠에스는 분자 진단·항체 진단 키트가 모두 생산 가능한 충북 음성의 공장을 통해 젠바디를 비롯한 다른 기업들로부터 위탁생산(CMO)을 동시에 진행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GC녹십자그룹이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전사적으로 나서고 있는 모양새"라며 "혈액분획제제 공정을 갖춘 GC녹십자가 혈장치료제를 빠르게 개발해 연내 상용화되길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