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효과' 부풀린 일양약품 처분에서 느끼는 씁쓸함

일양약품의 김동연·정유석 공동대표 2명과 일양약품 법인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자사 백혈병 치료제 '슈펙트'가 코로나19에 치료 효과가 있는 것처럼 부풀려 주가를 띄운 혐의다. 

일양약품은 지난 2020년 3월 슈펙트를 코로나19 환자에게 투여한 뒤 48시간 내 대조군과 비교했을 때 코로나 바이러스가 70％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일양약품의 주가는 2만원을 밑돌다가 2020년 7월 24일 10만 6500원까지 올랐다.

주가가 최고점을 찍은 무렵 일양약품 임원 등 대주주 일부가 보유 주식을 판매해 시세 차익을 얻었다는 혐의다.

경찰은 연구자료 등을 살펴본 결과 일양약품이 사실과 다른 내용이나 자사에 유리한 내용만을 보도자료에 포함했다고 봤다.

이에 대해 일약약품은 코로나와 같은 팬데믹 상황에서 아무런 실험과 조치가 없었다면 제약사 본연의 의무를 다하지 못하는 일이라며 소명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일양약품의 주장에도 일견 일리가 있다. 

하지만 제약산업은 일반적인 제조업과 달리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에 더 신중하고 사회적 책임을 무겁게 느껴야한다. 

코로나 상황에서 주가 띄우기는 비단 일양약품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당시 상당수 제약사들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치료제를 약물재창출 방식을 통해 코로나 치료제로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다른 치료제로 개발하려던 후보물질에서 코로나 치료 효과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임상에 진입했다는 이유만으로도 코로나 치료제 개발에 들어간 기업들의 주가는 요동쳤다. 

결과적으로는 유의미한 결과를 확보하지 못했거나, 길어지는 개발기간으로 엔데믹이 다가오면서 환자모집의 어려움을 이유로 대부분 포기했다. 그만큼 신약개발이 어렵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제약바이오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원성이 나오는데는 이런 배경도 한몫한다. 수익성과 성장성을 담보로 하지않기 때문에 감염병과 같은 이슈가 해소되면 주가가 큰 폭 하락하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개발 과정에서의 불법적 행위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안타까운 것은 불법을 저지른 잘못은 별개로 일양약품은 국내서 처음 백혈병 신약을 개발한 기업이라는 점이다. 일양약품은 그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번 일로 기업이미지 실추는 물론 슈펙트라는 신약의 가치도 훼손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