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 사태 총괄할 새 수장 등장 전공의 지지에 따라 52.79% 득표탄핵 회장 임현택의 반격 "대의원회 폐지 등 준비"
  • ▲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된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소감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된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소감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전공의 지지 선언에 힘입어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장에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당선됐다. 지난 10일 임현택 의협회장의 탄핵도 전공의들의 입장이 반영된 것이었는데, 이번에도 동일한 결론이 났다.

    13일 의협 대의원회는 이날 오후부터 온라인 투표를 개최해 의협회장 탄핵에 따른 비대위원장 선거를 치렀고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당선됐다. 

    박 부회장은 의협 대의원 233명 중 123명 찬성해 득표율 52.79%를 기록했다. 과반 이상의 표를 얻어 결선 투표 없이 곧바로 비대위원장 신분을 얻게 됐다. 

    박빙으로 거론됐던 황규석 서울시의사회장은 71명의 찬성표를 받아 30.47%의 득표율로 2위에 머물렀다.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은 15.02%, 주신구 대한병원의사협의회장은 1.72%의 표를 받았다. 

    내년 초 치러질 의협회장 선거를 앞두고 중립성을 유지할 수 있는 대학교수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부합하는 결과지만, 개원가 성향이 강한 의협을 진두지휘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그러나 전공의 측이 공개 지지를 표명했던 만큼, 의협 비대위원장은 정부와 전공의 간 대화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비대위 체계에서도 전공의들을 수면 위로 올리지 못하면 사실상 큰 의미가 없는 구조가 된다.

    이번 선거의 키를 전공의가 쥐고 있었다는 점은 누구도 부인하기 어렵다. 박단 전공의 대표는 의협 대의원회들을 향해 박형욱 부회장을 추천한다고 밝혔고 이에 따라 당선이 유력시 됐다.

    앞서 지난 10일 임현택 탄핵 과정에서도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가 탄핵을 요구한 것이 핵심적 역할을 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결국 의정 사태의 피해자인 전공의들이 의협회장의 탄핵과 선거를 쥐락펴락하는 구조가 됐음이 증명된 셈이다. 이 상태라면 의협회장에도 젊은 의사들이 개입이 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편 탄핵된 임현택 회장은 본인의 SNS을 통해 "박단이 의협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문제를 해결하면 된다"며 "본인이 얘기해왔던 '2025년 의대정원 원점 재검토'까지 분명히 달성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의협은 근본적인 개혁이 이뤄지지 않고서는 결코 바뀌는 게 없을 것"이라며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