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 사태 종결될까 … 비대위원장 4파전젊은 의사 입장 반영 '의료계 구심점' 역할 촉각대의원 온라인 투표, 이르면 오후 8시 결론 내년 초 차기 회장 선출 전까지 업무 수행 예정
  • ▲ 12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의협 비상대책위원장 선거를 위한 후보자 설명회에서 (좌측부터) 황규석, 주신구, 이동욱, 박형욱 후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 12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의협 비상대책위원장 선거를 위한 후보자 설명회에서 (좌측부터) 황규석, 주신구, 이동욱, 박형욱 후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탄핵 된 후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꾸려지는 가운데 의료계 내부 혼선 없이 의정 사태를 마무리 지어야 할 위원장이 선출된다. 잔뼈 굵은 4명의 후보자 중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 황규석 서울시의사회장이 집중적으로 거론된다.

    13일 의협 대의원회는 이날 오후 3시부터 8시까지 온라인 투표를 통해 당분간 의료계 수장 역할을 할 비대위원장을 뽑는다. 이때 과반 이상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오후 8시 20분부터 1시간 동안 결선 투표가 진행된다. 

    후보자는 박형욱 부회장, 황규석 회장을 포함해  주신구 대한병원의사협의회 회장,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 등 총 4명이다.

    다수의 의료계 관계자의 의견을 종합하면 가장 유력한 후보로 박형근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떠올랐다. 개원가가 아닌 의대교수가 의협 비대위원장직을 수행하는 것에 대한 비판의견이 있으나 분위기를 반전시킨 것은 전공의들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을 향해 72인의 전공의 대표가 박형욱 부회장을 지지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박 비대위원장은 "정치 욕심 없이 여러 면에서 중도를 지킨다고 판단하며 신뢰를 바탕으로 젊은 의사들과 원활한 소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박형욱 부회장은 비대위원장 유력 후보로 거듭났다. 박 부회장은 "전공의들이 의협을 중심으로 한 여러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한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며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중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정 사태의 핵심이 된 전공의가 특정 후보를 지지한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으며 실제 수면 아래에 있는 전공의들이 대화의 테이블로 나서는 기회가 생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이 지점에서 견해차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 10일 임현택 의협회장의 탄핵 분위기를 주도한 것도 전공의들이었는데, 이번에도 후배들이 점지한 후보에 휘둘리는 모양새가 되기 때문이다. 

    황규석 서울시의사회장은 주도적으로 사태 해결을 원하는 분위기가 형성돼야 한다는 측면에서 대의원들의 공감을 얻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박형욱 부회장과 같이 전공의들의 지지 선언은 없었지만 내달 1일 의대증원 철회를 위한 시위 장소까지 확정하는 등 구체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황규석 회장은 "후배들에게 미래와 자부심을 다시 돌려주는 것이 내가 해야 할 일로 12월 말 정시 원서 접수 전 의대 증원을 멈출 마지막 기차가 남아있다"며 "이를 위해 출마했고 다른 이유는 없다"고 했다.

    즉, 정치적 목적 아래 비대위원장직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차기 회장이 선출되기 전, 길어봐야 두 달이 채 되지 않는 한정된 시간 속에 사태 해결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낸 것이다. 

    이처럼 의협 비대위원장 선출은 박형욱-황규석 2강 구도로 좁혀지는 모양새다. 대의원들이 이번에도 전공의들의 의견을 전적으로 수용할지 여부가 관건이다. 또 전공의들의 의견을 반영하면서 직접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는 구조로의 변화가 핵심이다. 

    의협 선거관리위원회 차원서 차기 회장은 내년 초 뽑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어 비대위원장의 임기는 짧다. 하지만 여야의정협의체가 연말까지 제한적으로 가동돼 기간이 겹친다. 새 의협회장이 아닌 비대위원장이 사태 해결에 열쇠를 쥐고 있다는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