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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부문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이 올해 첫 성적표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액화천연가스(LNG)선 등 고부가가치선 비중 확대에 환율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일각에선 코로나19에 따른 발주량 감소를 우려하고 있지만, 한국조선해양은 친환경, 스마트십 등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하반기에도 일감 확보에 사력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조선해양은 1분기 연결기준 매출 3조9446억원, 영업이익 1217억원을 기록했다고 29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51.7% 늘어났다. 당기순이익도 1649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이로써 한국조선해양은 2분기 연속 1000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기조를 이어가게 됐다. 지난 2018년까지만 해도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4분기부터 흑자기조로 돌아선 뒤 실적을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익이 급증한 것은 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덕분이다. 지난 2018년부터 한국조선해양이 수주한 LNG선과, LPG선 등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매출과 이익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에 환율 상승도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으로 발주량이 급감하면서 향후 일감 확보에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3사는 올 1분기에 총 18척을 수주하며 올해 수주목표의 5.8%를 달성하는데 그쳤다. 해운·조선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도 글로벌 발주 전망치를 7130만CGT에서 3910만CGT로 하향 조정했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발주량 감소가 우려된다"면서도 "친환경, 스마트십 등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일감 확보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영향 크지 않아… 올해 수주 목표 변경은 아직 일러
한국조선해양은 코로나19로 인한 발주량 급감에도 하반기 일감 확보에 총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올해 수주 목표 달성이 힘들 것이란 전망에 대해서도 당장 목표를 변경하기보다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전체적으로 수주량이 줄었지만, 세밀히 따져보면 주력인 LNG와 LPG, 탱커, 컨테이너선은 상대적으로 수요 감소가 적은 상황"이라며 "이같은 상황이 실질적으로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는 2분기까지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선 계열사들도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해당 관계자는 "현대미포조선의 경우 턴오버가 빠르기 때문에 연초 물량에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다행히 3사 중 가장 수주 성과가 괜찮은 상황"이라며 "현재로서는 목표를 맞추는데 이상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현대미포조선은 연결 기준 매출 7773억원, 영업이익 3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3%, 28.2% 늘었다. 현대삼호중공업은 별도기준 매출 1조515억원, 영업이익 406억원으로 매출은 36.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흑자로 돌아섰다. 현대중공업은 매출 2조1786억원, 영업이익 312억원을 기록했다.
◆카타르 LNG선 프로젝트 기대… 韓 조선소 최대 80척 수주 가능
특히 한국조선해양은 하반기 발주가 기대되는 카타르 LNG선 프로젝트에 희망을 걸고 있다. 한국조선해양 측은 중국이 따낸 물량을 제외하고도 한국 조선소에서 최대 80척까지도 수주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카타르 프로젝트의 경우) 중국 후동중화조선이 지난주 슬롯 계약을 체결했는데, 카타르의 LNG 개발 계획을 감안하면 최대 60척 이상은 발주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중국에 간 물량을 제외하면 한국 조선소에 발주될 물량은 최소 40척에서 그 이상인 80척까지도 가능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러시아 아틱 LNG 프로젝트와 관련해서는 "중국 정부가 취하고 있는 정책적 지원을 완전히 간과할 수 없지만, 선박의 퀄리티와 특수성을 감안하면 그 숫자는 제한적일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올해 인도될 예정인 LNG선은 현대중공업이 약 12척, 현대삼호중공업이 약 6척 등 총 18척이 예상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침체된 상황이지만 고부가가치 선박인 만큼 수익성은 상당히 좋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조선해양은 대우조선해양과의 기업결합심사에 대해서는 유럽연합(EU) 심사가 다소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일부 심사들이 지연되고 있다"면서 "당초 7월에 나올 예정이었던 EU 심사 결과도 예상보다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