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조선 4차례 시도 끝 HSG 컨소시엄과 본계약한진·대선 매각 촉각"업황 회복 말하기 이르다" 지적도
  • ▲ 다목적 대형방제선.ⓒ한진중공업
    ▲ 다목적 대형방제선.ⓒ한진중공업
    성동조선이 2년 만에 회생 절차를 마무리하면서 한진중공업과 대선조선 등 매물로 나온 중형조선소 매각 성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업계에선 중형조선소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은 대형 보다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지만, 업황 회복이 더딘 편이라 연내 매각 성사 여부에 대해서는 전망이 갈린다.

    최근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은 적극적으로 중형조선사들의 매각을 추진 중이다. 먼저 지난 12일 한국수출입은행은 채권단 동의를 거쳐 성동조선해양에 대한 회생절차를 종결했다고 밝혔다. 

    성동조선해양은 2018년부터 4차례의 매각 시도를 거쳐 지난해 말 HSG 컨소시엄과 인수합병(M&A) 본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올해 3월 변경회생계획 수립과 인수대금 완납에 따른 채권변제 등 후속조치를 진행해 왔다. 

    이로써 성동조선해양은 지난 2010년 3월 채권단 자율협약을 개시한 지 10년, 그리고  2018년 4월 회생절차를 개시한 지 2년여만에 회생절차를 종결짓게 됐다. 앞으로는 HSG 컨소시엄 체제 아래 경영 정상화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제 관심은 매각을 앞두고 있는 다른 중형조선사들이다. 한진중공업 채권단은 지난달 한진중공업의 인수 합병에 동의하는 결의서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제출하고 일 한진중공업 주주협의회가 보유한 출자전환 주식 83.45%에 대해 공동매각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한진중공업은 지난해 2월 자회사인 필리핀 수빅조선소의 부실 여파로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이후 국내 및 필리핀 채권단이 6874억원에 달하는 채무를 출자전환하며 기사회생했다. 한진중공업 주주들은 연내 공개매각을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절차는 조만간 본격화될 전망이다. 

    수출입은행이 최대주주인 대선조선도 매각을 재추진한다. 수출입은행은 다음 달 3일까지 대선조선 매수 희망자로부터 인수의향서를 받는다. 매각 주관사는 삼일회계법인이다. 매각 방식은 '스토킹 호스' 방식으로 진행된다. 

    앞서 대선조선은 지난 2017년부터 2018년 말까지 매각 작업을 진행했으나 결국 실패했다. 당시 원매자들은 차입금 약 6000억원 가운데 채권단이 최대 4000억원을 출자전환한 다음 소각하는 방식으로 탕감해줄 것을 원했지만 채권단은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책은행들이 중형조선사를 시장에 내놓는 이유는 실적 개선 이룬 시점을 올해를 매각 적기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진중공업은 지난해 영업이익 770억원으로 전년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대선조선 역시 지난해 1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진중공업과 대선조선은 모두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기술 경쟁력도 충분해 매각의 적기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국내 선주들을 상대로 하는 중형조선사의 경우, 코로나19에 따른 영향도 대형 조선소보다 크지 않아 매각 성사 가능성이 작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연내 매각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도 존재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해운시황이 크게 위축되고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노후선 대체투자 유인까지 약화되고 있어서다. 코로나19로 인한 영향보다 더 큰 문제는 아직 기대만큼의 업황 개선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에 있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가 발표한 '중형조선사 2020년도 1분기 동향'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중형선박의 발주량은 50척, 88만CGT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5.0% 줄어든 수치다. 같은 기간 국내 중형조선사들의 수주량은 전년 대비 늘어났으나 절대적인 수주량 자체가 지나치게 줄어든 데 따른 기저효과라는 설명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중형조선사가 코로나19 영향에서는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지만, 아직까지 업황 회복을 말하기 이르다"면서 "중형조선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위한 방안부터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