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LNG선 한중 5척씩 수주 전망'석탄 → LNG' 中 에너지 정책 전환… 경쟁력 높아져
  • ▲ 대우조선해양이 세계 최초로 건조한 쇄빙LNG선이 얼음을 깨면서 운항하고 있다.ⓒ대우조선해양
    ▲ 대우조선해양이 세계 최초로 건조한 쇄빙LNG선이 얼음을 깨면서 운항하고 있다.ⓒ대우조선해양
    우리나라 조선사들의 텃밭인 LNG선 시장에서 중국의 추격이 거세지고 있다. 중국 조선사들은 자국의 에너지 정책에 힘입어 LNG선 일감을 조금씩 확대해나가면서 관련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앞으로 우리 조선사들의 수주 활동에도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 마저 나오고 있다. 

    22일 관련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러시아 쇄빙 LNG운반선 수주에 대우조선해양과 함께 중국후동중화조선이 이름을 올렸다.

    러시아 국영 에너지 업체인 노바텍이 발주할 예정인 LNG 규모는 모두 10척으로 한중 양국이 5척석씩 수주할 것이란 관측이다. 

    이 선박은 '북극 LNG-2 사업'에 투입될 예정이다. 이 사업은 러시아가 진행 중인 야말 프로젝트의 후속 개발 사업으로 2023년까지 연간 500만톤 용량의 LNG 플랜트를 개발할 예정이다.

    당초 업계에선 삼성중공업이 이 선박들을 수주할 가장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최근 러시아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지속적인 협력을 이어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중국에 밀려 이번 사업에는 참여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번에 노바텍이 후동중화조선을 대우조선해양과 함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면서 국내 조선업계에도 위기감이 번지고 있다. 후동중화조선이 본격적으로 LNG운반선 시장에 진출하면서 국내 조선사들이 독차지했던 LNG선 일감이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서다. 

    특히 중국 조선소가 쇄빙LNG선을 수주했다는 것은 가격 뿐만 아니라 기술력에 있어서도 경쟁력이 갖춰지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쇄빙 LNG선은 얼음을 깨면서 운항할 수 있는 가스선으로 척당 3억달러가 넘는 고부가가치 선박이다. 두꺼운 얼음을 자체적으로 뚫고 영하 50도의 한파를 견뎌야 해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다. 

    실제로 최근 들어 중국의 LNG선 수주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 후둥중화조선은 최대 120척 발주가 예정된 카타르 발주시장에서 카타르페트롤리엄(QP)과 총 16척 규모의 LNG선 건조 계약을 따내면서 카타르 1차 물량을 가져간 바 있다. 

    중국이 LNG선 발주 시장에서 주목받게 된 것은 정부의 에너지 정책과 무관하지 않다. 중국은 석탄과 석유를 LNG로 전환하는 에너지 정책에 힘입어 지난 2017년부터 우리나라를 제치고 세계 2위 LNG 수입국으로 부상했다. LNG 수입량이 늘면서 이를 수송하는 LNG선 건조 분야를 두고 우리나라와 경쟁할 거란 전망이다.

    국내 조선 3사는 그동안 기술력을 앞세워 LNG 시장에서 독주체제를 이어오고 있었다. 2018~2019년 국내 조선사의 LNG선 수주 점유율은 97%, 중국은 3%를 기록했다. 그렇지만 중국이 계속해서 경쟁력을 키워나간다면, 조선3사의 수주도 장담할 수 없게 된다. 

    업계 관게자는 "중국이 쇄빙 LNG선에서도 수주가 유력해졌다는 것은 꾸준한 경험으로 기술력도 점차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라며 "우리나라도 LNG선 관련 기술 개발에 더 집중하고, 다른 선종에서도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