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유료방송 M&A 통한 '디지털 뉴딜' 추진해야"

국내 통신사들과 케이블TV 업계간 M&A(인수합병)가 유료방송 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학계 전문가들은 디지털 대전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유료방송 구조개편 및 조속한 M&A가 추진되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정현 고려대 교수는 11일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에서 열린 미디어리더스포럼에서 유료방송 사업자들의 혁신과 가치 증진을 위해 퀀텀 점프가 필요하며, M&A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미디어 산업의 지속적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방향성 설정, 구체적 전략 수립, 핵심 서비스 마련, 투자자본 확보가 필요하지다"면서 "현재 뚜렷한 방향성과 전략이 부재한 상황이며, 투자자본 확보는 한계에 놓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컴캐스트-NBC유니버설, AT&T-타임워너, 디즈니-21세기폭스 등 미국 기업들은 일찌감치 M&A를 통해 콘텐츠 라이브러리 강화, 가입자 기반 확대에 나선 상태다. 최근 국내 유료방송 시장 매물로 나온 딜라이브, CMB, HCN 등도 수익원 확대를 위해 전략적인 선택을 취했다는 것.

김 교수는 "유료방송 M&A는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 생존하기 위한 필수적인 선택"이라며 "특히 수요자인 통신3사의 관점에서는 MSO가 가진 잠재적 가치에 대한 합리적 판단이 필요하며, 공급자인 MSO 3사의 관점에서는 자사의 미래가치를 고려해 전사적 차원에서의 M&A 준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임정수 서울여대 교수는 성장 지향적 미디어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미디어 산업의 효율화를 통한 잉여를 플랫폼 영역, 콘텐츠 영역, 그리고 소비자 등과 나누는 방식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임 교수는 "방송과 통신 기업이 내수시장만 보던 시대는 끝났다"며 "산업의 효율적 가치를 공익성의 가치로 전환시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하주용 인하대 교수는 유료방송플랫폼 간 M&A는 변화된 시장환경에 따라 허용할 것은 과감히 허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 교수는 "유료방송플랫폼간 M&A가 단지 거래에 참여하는 기업들에게만 이득이 되는 것이 아니라 미디어 이용자에게도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하 교수는 "인수합병의 부관은 단기적으로는 급격한 산업재편으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는 이용자 피해를 막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어야 한다"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유료방송 플랫폼산업의 재편을 허용하여 유료방송 플랫폼산업의 경쟁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제시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범수 한양대 교수는 유료방송 시장 구조 재편을 위해서는 전체적인 디지털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과 변화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전 교수는 "이용자 서비스 제고, 산업 성장, 기업 시장지배력 남용 규제의 조율과 균형 정책이 필요하다"며 " 미디어 생태계의 다양성 유지, 콘텐츠 시장의 활성화와 성장, 플랫폼 사업자 시장지배력 남용 및 불공정 거래에 대한 규제 기준 마련 등 다차원적인 정책 방향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